'이제 치고 나간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22일 KEB하나은행과 홈 경기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자료사진=WKBL)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초반 화두는 평준화였다. 각 팀 감독들과 선수들이 입을 모아 6개 팀들의 전력이 엇비슷해 물고 물리는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1라운드 각 팀들이 촘촘하게 순위권을 형성해 과연 그 예상이 맞는 듯싶었다.
1라운드에서 최강 춘천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5위 부천 KEB하나은행에 덜미를 잡혔다. 개막 16연승을 달렸던 지난 시즌과 조금 달랐다. 1라운드부터 패배를 안았다. 하나은행은 여세를 몰아 우리은행(4승1패)에 이어 2위(3승2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여기에 용인 삼성생명도 임근배 감독 부임 뒤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2연패 뒤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탔다. 구리 KDB생명 역시 김영주 감독 복귀로 인천 신한은행을 꺾는 등 강팀들과 접전을 펼친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청주 KB국민은행이 1라운드 1승4패, 최하위로 처졌을 정도의 혼돈이었다.
▲"1라운드 탐색전은 끝"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이 다시 독주를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합 3연패를 이룬 팀답게 치열한 평준화 경쟁에서도 최강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22일 강원도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하나은행과 홈 경기에서 74-65 승리를 거뒀다. 6승1패로 2위 하나은행(4승3패)과 격차를 2경기로 벌렸다. 최근 4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다.
'그래, 바로 그거야'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22일 하나은행과 홈 경기에서 환한 표정을 짓는 모습.(자료사진=WKBL)
특히 하나은행에 당한 1라운드 패배를 설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홈에서 하나은행에 62-63으로 졌다. 무엇보다 3쿼터까지 9점을 앞서 있었으나 4쿼터만 12-22로 뒤져 끝내 경기를 내줬다.
그러나 12일이 지나 이뤄진 재대결에서 방심은 없었다. 전반을 3점 차 근소하게 앞선 우리은행은 3쿼터 20-18, 4쿼터는 19-15로 점수를 더 벌렸다. 두 번 실패는 없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지난 19일 KDB생명과 원정에서 승리한 뒤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놨다. 위 감독은 "1라운드 때는 간을 좀 봤다"면서 "1라운드를 돌고 보니까 상대 팀에 대해 알아가는 부분이 있다"고 상대 파악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첼시 리 봉쇄 비책 통했다'하나은행에 대한 설욕도 다짐했다. 위 감독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1라운드와 달리 준비해서 승부를 한번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홈에서 설욕을 한 것이다.
우리은행 센터 양지희(왼쪽)가 하나은행 첼시 리를 수비하는 모습.(자료사진=WKBL)
센터 양지희도 복수전을 별렀다. 양지희는 상대 해외동포 선수 첼시 리(188cm) 수비 대책에 대해 "비밀"이라면서도 "막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밝혔다. 1라운드에서 리는 15점 12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다.
2라운드 재대결에서 리는 더블더블을 기록하긴 했다. 그러나 10점 11리바운드로 위력이 감소했다. 양지희는 40분을 풀로 뛰며 3점 5리바운드에 머물렀으나 일단 리의 기세는 막았다. 위 감독이 경기 후 "리에 대한 수비 준비를 했는데 통했고, 양지희가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대신 다른 선수들이 득점에서 분발했다. 스트릭렌이 양 팀 최다 30점 12리바운드 상대 모스비(21점 8리바운드)와 에이스 대결에서 앞섰고, 최고참 임영희(19점 6리바운드), 지난 시즌 MVP 박혜진(14점 7리바운드)이 맹활약했다.
우리은행은 일단 분위기를 탔다. 박혜진이 주도하는 앞선 압박 수비와 양지희가 버틴 골밑이 탄탄한 가운데 스트릭렌이 내외곽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는 위력이 대단하다. 이제 다시 우리은행의 독주가 시작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