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으란 말이다' 지난 10일 1라운드 맞대결에서 우리은행 양지희(왼쪽)가 KEB하나은행 첼시 리를 밀착 수비하는 모습.(자료사진=WKBL)
여자프로농구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는 춘천 우리은행. 그러나 올 시즌 1라운드에서 뼈아픈 1패를 안았다.
상대는 바로 다크호스 부천 KEB하나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춘천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과 홈 경기에서 62-63 역전패를 안았다.
당시 우리은행은 3쿼터까지 9점 차로 앞섰지만 4쿼터 대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4쿼터만 12-22로 뒤지면서 1점 차 석패를 안아야 했다.
하나은행 대이변의 중심에는 첼시 리(26 · 189cm)가 있었다. 할머니가 한국인으로 해외 동포 자격으로 입단한 리는 흑인 특유의 탄력과 힘을 온전히 지니고 있다. 외국인 선수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하며 하나은행의 파란을 견인 중이다.
이날 우리은행과 경기에서도 15점 12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모스비의 28점 13리바운드가 결정적이었으나 리가 아니었다면 승리도 어려웠다. 우리은행의 외인 센터 굿렛(25 · 196cm)이 15점 11리바운드를 올린 것을 보면 리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때문에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하나은행과 리턴 매치를 벼르고 있다. 또 다시 홈에서 패할 수는 없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위성우 감독은 19일 구리 KDB생명과 경기에서 "사실 첼시 리는 용병이나 다름없다"면서 "하나은행이 신지현과 김정은의 부상 공백에도 중위권을 유지하는 이유"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경기 후 "하나은행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전처럼 경기하지 않도록 준비해서 승부를 한번 봐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첼시 리와 매치업을 이룰 양지희(31 · 185cm)도 설욕을 벼른다. 1차전에서 양지희도 14점을 올렸지만 리바운드는 3개에 그쳐 제공권에서 밀렸다.
KDB생명과 경기에서 20점 9리바운드 4블록슛으로 펄펄 난 양지희는 "첼시 리를 막을 비법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팀 선배 임영희(35)가 "그걸 알려주면 어떻게 하느냐"고 핀잔을 주자 "비밀"이라며 묘하게 웃으면서 입을 다물었다. 과연 우리은행이 첼시 리 봉쇄의 비책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