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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당하고 중국에 쫓기고…반도체·스마트폰마저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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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의 캐시카우였던 스마트폰은 미국에 밀리고 수출효자종목 반도체는 인텔의 메모리 재진입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 선언으로 한국 경제의 견인차였던 전자산업마저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 반도체 점유율 확고하지만 … 미래는 '불투명'

한국은 미국, 일본, 대만 업체들을 제치고 D램 반도체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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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46.7%, SK하이닉스는 28%로 두 업체를 합치면 74.7%로 사상 최대치로 세계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세계시장 3위인 마이크론은 20%대로 한참 뒤처진 3위다.

모바일 D램시장의 국내기업 지배력은 더 두드러진다. 삼성전자 56.9%, SK하이닉스 26.4%로 독점에 가까운 수준으로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D램과 모바일 D램에서의 업계 지배력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중국 업체가 업계 진입 기회를 노리며 한국업체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의 인텔이 사업재편을 통한 수익확대를 꾀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에 커다란 위협요소로 떠올랐다. 2010년대 PC산업이 위축되고 모바일이 꽃을 피우면서 CPU 등 시스템 반도체 수익이 크게 줄어든 인텔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시장으로 재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지난 7월말 낸드플래시보다 1000배 빠른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3D 크로스포인트를 공개하고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메모리칩은 전원이 꺼져도 테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낸드보다 처리속도가 1000배 빠르며 집적도는 10배 개선됐다. 마크 애덤스 마이크론 사장은 "이 기술이 낸드플래시와 D램을 합해 785억달러 규모인 메모리칩 시장에 커다란 혁신을 몰고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 중국의 반도체 굴기…한국엔 최대 위협

미국보다 더 큰 위협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처인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반도체 소비량 대부분이 수입되고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해 중반 중국정부는 '국가반도체산업 발전 추진요강'을 내놓고 향후 1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그 중심에는 칭화유니그룹이 있고 이 회사는 국가시책에 맞춰 이미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 파워텍 등의 반도체 회사를 인수했다. 더 나아가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마이크론 인수 의사까지 내비치며 반도체 산업 진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자료 사진)

 

중국이 범국가적으로 반도체 산업 진입에 목을 메는 이유는 전세계 반도체 매출 3300여억달러 가운데 약 60%의 소비를 점유할 정도로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이지만 정작 자국산 반도체 이용비율은 10%안팎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국내업계에서도 중국의 반도체 산업진출은 피할 수 없는 도전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나선 상황이지만, 중국이 새롭게 반도체 시장에 진입한다 해도 D램부문에서 한국 주력기업들과 기술격차가 워낙 커서 당분간 세계시장의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7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주요 투자처는 주로 보조기억장치로 쓰이는 플래시메모리고, 한국의 주력분야인 D램은 삼성,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기술을 과점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기술격차를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중국내부의 움직임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중국과의 '치킨게임'을 통해 진검승부를 벌이기 보다는 중국의 세트업체(완성품 제조업체)에 반도체를 납품하며 한편으로는 스마트폰도 수출하는 식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중이다. SK그룹이 중국의 홍하이그룹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 프리미엄폰 '애플 독주 가속화'…암울한 스마트폰

한국 스마트폰 산업의 미래는 더욱 우울하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확고부동한 1위지만 돈이 안된다는 것이 업계의 최대고민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SA(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자료에 따르면, 2015년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3.7%로 애플 13.6%를 크게 앞서고 있고, 여기에 LG전자 점유율(4.2%)까지 합치면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7.9%로 확고부동한 1위이다.

하지만 수익면에서 따져보면 점유율만 높을 뿐 돈은 안되는 이른바 '빛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2015년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6조6천100억원의 매출에 2.4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LG전자는 3조3천억원 매출 영업익-776억원의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삼성은 전분기 대비 영업익이 감소했고 LG는 적자전환했다.

 

반면 애플은 2015년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3분기(미국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515억달러(58조원), 순이익 111억달러(12조5천억원)를 기록하며 2014년 동기대비 매출은 22%, 순이익은 31%증가했으며 아이폰 판매량은 36%가 증가했다.

캐나코드 제뉴이티 리서치(Canaccord Genuity research)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3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94%, 삼성전자는 11%로 애플이 압도적이다.

◇ 애플은 중국 VS 삼성은 인도…시장 양분

애플의 강력한 스마트폰 지배력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재편하는 모양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는 중국시장에서 애플은 독주체제를 갖추고 막대한 수익을 실현하고 있는 반면, 삼성은 애플의 조력자로서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있다.

삼성은 2014년, 2015년을 분기점으로 사실상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상당부분 입지를 잃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만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중저가폰 시장에서의 영업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 중심에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이 있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 절대강자로서 중국시장에서 최근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반면 삼성이 프리미엄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축소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주력기종인 갤럭시5는 전세계 200개국에서 출시했고 갤럭시6는 20개국, 갤럭시노트5는 북미시장에서만 출시됐다. 이는 삼성의 세계시장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17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의 주력폰 출시국가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시장이 없기 때문이고 유럽시장에서는 갤럭시 브랜드가 사실상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은)중저가시장을 미래의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추이와도 맞아떨어진다. IT시장 분석기관인 IDC에 따르면, 향후 스마트폰의 주력시장은 스마트폰 가격기준으로 100~200$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중저가 시장이 그만큼 더 커질 것이란 예상으로 삼성이 가고 있는 방향과도 맞아 떨어진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인도시장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체 스마트폰 OS인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 Z1, Z3가 인도시장에 출시됐고 인도를 중심으로 한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등 서남아시아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를 메인시장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 스마트폰과 반도체의 이정표는?

삼성 스마트폰은 애플과 협력, 다른 한편으로 중저가폰시장 선점전략이 주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말과 올초를 기점으로 중국시장을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전략시장으로 상정하는 대신 애플과의 동거체제를 굳히는 방향으로 전략의 큰 틀을 짜고 있다.

즉 중국시장에서 애플과의 패권경쟁에 나서는 대신 애플의 시장전략을 측면지원하는 조력자로서의 위상을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라는 것이다.

중국시장을 석권중인 애플은 아이폰 생산기지로 중국과 대만을 상정하고 있고 이곳에서 전세계 아이폰 생산량의 50~60%를 담당하고 있으며 핵심회사로 홍하이그룹의 자회사인 팍스콘(대만 소재)이 물량을 대고 있다. 팍스콘은 3분기 순이익 379억달러(한화 3.7조원)를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전분기 대비 11%↑)

삼성은 애플과 홍하이그룹에 스마트폰 앱과 디스플레이 패널, 메모리칩을 납품하고 있다. 이는 시장경쟁을 피하는 대신 스마트폰의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수익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결국 파운더리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메모리를 하고 있고 스마트폰은 인도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기존업체간 경쟁 ▲인텔의 시장진입 ▲중국의 신규 진출 이란 3각파도에 노출돼 스마트폰보다 더 어려운 지경이지만 길이 없는 건 아니다.

SK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17일 "인텔이나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한국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는 미세화공정과 적층공법을 더욱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기술격차를 유지하는 정공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위해서는 관련업계의 기술선도노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차원의 기술개발 동인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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