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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한 217m 거구…'테크노 춤' 다시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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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종합격투기 선수 최홍만이 13일 오후 서울 청담동 로드FC 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민속씨름에서 천하장사까지 지낸 최홍만은 2004년 격투기 선수로 전향했다. 이후 그가 K-1과 프라이드 등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돈 때문에 씨름을 버렸다'는 일부 부정적인 여론을 단숨에 잠재울 만큼 대단했다.

최홍만은 2005년 당시 세계 최고 입식격투기 대회로 꼽힌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챔피언에 등극했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세미 슐트, 레미 본야스키 등 톱파이터들과 싸워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최홍만의 활약 덕분에 격투기 불모지였던 국내에도 격투기 붐이 일었다. 최홍만이 출전하는 대회는 최고 시청률을 잇따라 경신했다. 2000년대 중후반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대회는 매진사례를 이뤘고, 피터 아츠(네덜란드), 제롬 르 밴너(프랑스), 레이 세포(뉴질랜드) 등 K-1 파이터들도 덩달아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2008년 뇌종양 수술을 기점으로 최홍만을 향한 격투기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바뀌었다. 군에 입대했다가 뇌종양이 발견돼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병역 논란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최홍만은 수술 후 기량마저 급전직하했다. 217cm 거구의 테크노춤에 열광했던 팬들은 금세 돌아섰다. '기술은 없고 덩치만 크다'고 수군댔다.

결국 최홍만은 2009년 10월 '드림 11' 대회에서 미노와맨(일본)에 TKO패한 후 긴 휴식기를 가졌다.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연예활동에 매진했지만 악플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격투기 선수가 경기는 안 뛰고 방송에만 나온다'고 트집잡았다.

최홍만은 지난 7월 25일 열린 '로드FC 24 인 재팬' 대회에서 카를로스 토요타(브라질)를 상대로 6년 만에 종합격투기 복귀전을 가졌다. 그러나 무기력한 경기 끝에 1라운드 1분 27초 만에 펀치 TKO패를 당했고, 여기저기서 '훈련 부족'이라며 혀를 끌끌 찼다.

지난 10월에는 사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수모까지 겪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복귀전에서 패했을 때보다 훨씬 센 강도의 악플이 쏟아졌다.

최홍만은 13일 검찰 조사 이후 첫 공식 석상에 섰다. 이날 서울 로드FC 압구정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로드FC 정문홍 대표님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채무금액을 모두 갚았다. 고소인들과 원만히 합의한 만큼 좋은 경기로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문홍 대표는 "국내에 격투기 붐을 일으킨 최홍만 선수가 이대로 주저앉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기자회견 후 217cm 거구의 표정은 홀가분해 보였다. 거인의 '테크노춤'을 다시 보고 싶은 건 기자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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