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원도의회 도정질문 답변에 나선 최문순 강원도지사. 눈을 감은 채 최성현 도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강원도의회)
'음주 등원' 파문으로 실추된 최문순 강원도지사 명예가 좀 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달 최 지사 음주 사건으로 중단됐다 9일 재개된 강원도의회 도정질문에서는 미흡한 도정장악력이 도마 위에 오르며 최문순 지사를 겨냥해 '썩은 동아줄'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까지 쏟아졌다.
최성현 강원도의원(춘천2)은 이날 "도정 질문 준비 과정에서 최 지사를 대상으로 한 질문에 도청 내부에서 누구 하나 수위 조절을 위한 절충이나 의견제시가 없었다"고 사례를 전했다.
대신 "인사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특보단이나 비서실장을 변호하는 목소리는 높았다"며 "지사는 이미 썩은 동아줄이 돼 버린 것"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지사에게 쏠려야할 힘이 특보단이나 비서실장 등 측근들이 월권을 행사하면서 이들에게 기울어지고 있다는 경고다.
또 다른 사례로 최문순 강원도지사 전 비서실장의 부적절한 업무처리도 거론됐다. 실국장이 올린 사업 계획에 비서실장이 결재한 사안이 있었던 것.
최문순 지사는 "지시는 없었고 실무 부서에서 결재란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전수 조사를 했는데 딱 한 건 있었지만 지휘선상에 있지 않은 결재라인이 있었던 것은 잘한 일이 아니라 본다"고 답했다.
원칙없는 도정 수행 행태도 지적됐다. 레고랜드 사업 추진과정에서 강원도가 2천 50억원에 달하는 시행사 채무 보증을 서면서 의회 승인 절차를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방자치법에 채무 보증시 반드시 의회 의결을 받도록 했지만 레고랜드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이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 지사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자세한 사항을 파악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9일 강원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최문순 지사의 도정난맥상을 지적하고 있는 최성현 강원도의원.(사진제공=강원도의회)
산하기관장 공모제도 내정 인사가 임명돼 제도 자체를 무력화하고 공신력을 실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근 임명된 강원도 한국여성수련원장의 경우 1차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지만 다시 재공모를 거쳐 임명이 이뤄졌는데 특정 특보진과의 연관성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최 지사는 "소문이 다 진실은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객관적인 인사 시스템을 확립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각종 로비를 차단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최 지사는 음주 등원으로 인한 도의회와의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자 이날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의원들의 반발이 일자 다시 철회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최 지사가 속한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당 안에서는 이날 도정질문과 관련해 "다소 격한 표현은 있었지만 최 지사가 달게 받아들여 도정 수행에 반영해야할 얘기가 대부분"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