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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의 ‘미인도’ 위작 의심,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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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작품이 훼손돼

위작 논란이 일었던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제공사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 사건은 국내 미술계 최대 스캔들이었다.

1991년 한국 대표 여류작가였던 천경자 화백을 절필하게끔 만든 미인도 위작 사건.

당시 천 화백은 ‘미인도’가 자신의 그림이 아닌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모두가 천 화백의 그림이라 하는데도 정작 당사자만은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

이에 대해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소장이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당시 천 화백이 부인한 정황을 설명했다.

최 소장은 “천 화백이 ‘내 그림이 아니다’라고 얘기했을 때는 원 그림을 보고 말한 것이 아니었다”며 “포스터 인쇄물을 보고 한 얘기”였다고 전했다.

천경자 화백. (자료 사진)

 

최 소장에 따르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집에서 나온 미인도가 압류돼,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다가 1991년 움직이는 미술관 전시회에 출품된다.

미술관 측이 전시회 포스터를 만들었는데 ‘미인도’ 원화를 4~5배 확대한 것.

최 소장은 “주변 화가들이 천 화백에게 원화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 화백은 계속...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소장은 이것 말고도 천 화백이 위작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있었다며 “압류 당시 그림이 공손한 대접을 받지 못했”고, 때문에 “관리가 제대로 됐겠느냐”며, “(망가진 미인도를 보며) 자신이 그린 그림이라고 인정하기 쉽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한편 그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끊어 사망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6일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민국예술원 역시 22일 오후 “예술원 회원인 천 화백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 화백은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 미인도 위작 사건'으로 절필선언을 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1998년 11월 일시 귀국해 자신의 자식과도 같은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다시 맏딸이 사는 뉴욕으로 갔다.

그곳에서 천 화백은 2003년 봄 뇌출혈로 병상에 누운 뒤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단절해, 이후부터 사망설이 꾸준히 제기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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