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인구 3%, 이에 따른 국회의원 수도 3%에 불과한 강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취업 상황에 젊은이는 외지로 떠나고 인구는 갈수록 고령화하고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경제시장 여건 속에 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기업유치활동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강원CBS는 올해 개국 20주년을 맞아 협동과 연대의 원리로 움직이는 협동조합이 강원도가 처한 운명을 바꾸는 대안이 될 수 있을 지, 그 가능성과 과제,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 |
①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②협동조합, 강원도 취업 지도를 바꾸다 ③농촌을 살리는 협동조합 ④협동조합, 아직은 실험 중 ⑤강원도, 그래도 협동조합이다 |
◇ 강원도 농촌 현주소 '침체'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농촌 인구는 1970년 89만 9천명에서 2000년 23만 8천명, 2013년 17만 7천명으로 감소했다.
강원도 농촌지역은 1999년 이미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했고 반대로 49세 미만 젊은 농가 인구 비율은 2013년 19%, 14세 이하 농촌인구도 6%대로 줄었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농촌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출산율을 놓일 젊은 층은 교육, 취업환경이 나은 도시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추세를 보여준다.
하지만 농촌이 처한 운명이 뒤바뀌는 대표 사례가 있다. 강원 원주 농촌마을 판부면 서곡리와 춘천 사북면에서 시작된 '변화'다.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에 문을 연 여행협동조합 길배움터 (사진=길배움터 제공)
◇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협동조합 운동 2005년 기존 교육 시스템에 한계를 느낀 도시민들이 농촌과 자연의 장점을 활용한 협동조합 형태의 어린이집과 방과후 학교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도심과 접한 농촌마을인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실험에 들어갔다. 우선 부모들이 교육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틀로, 모두가 참여해 만들어가는 협동조합을 택했다.
부모협동조합 형태에다 자연을 교실 삼아 뛰노는 원주공동육아어린집 소꿉마당과 방과후 학교 참꽃어린이학교를 꾸렸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역 초등학교 혁신학교 사업과 연계되면서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 80여명까지 줄었던 초등학교 학생 수는 현재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로 이어졌다. 서곡리에는 최근에 중등대안학교 여행 협동조합 길배움터도 개교해 청소년들의 새로운 길잡이가 되고 있다.
서곡리 협동조합 연대기구인 (사)서곡생태마을 문병선 사무국장은 "농촌의 변화 욕구와 갈증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협동조합을 통한 변화 노력이 서서히 농촌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별빛산골교육센터 겨울놀이 체험.(사진=춘천 별빛산골교육센터 제공)
◇ 춘천별빛산골교육센터 '다시 농촌으로'
춘천시 농촌마을 사북면에 자리한 사회적협동조합 춘천별빛산골교육센터 역시 폐교 위기의 농촌 학교를 도시 생활에 지친 학생들의 농촌 학교 단기 유학 사업으로 회생시킨 주인공이다.
도시에서 유학온 아이들은 센터에서 선정한 농가에서 홈스테이 방식으로 생활하며 자연을 벗삼아 도시 생활과 공교육에서 지친 심신을 치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도시를 떠난 아이들은 1년 간 학교 정규수업을 비롯해 독서인증제와 전국국토순례, 특기적성교육 등 다양한 활동과 공부방에서는 영어와 미술, 자연체험 등을 배우고 있다.
농촌 학교는 유학생들로 인해 폐교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교육여건을 찾아 도시로 향하려던 젊은 층들의 발길을 되돌리는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