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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 서술' 살펴보니…"與, 대국민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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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개혁 등 비판적 기술…정진후 의원 "거짓말 책임져야"

 

정부와 여당이 '북한 토지개혁'과 '김일성 주체사상' 기술 등을 문제삼으며 현행 한국사 검정교과서를 '좌편향'이나 '종북'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사실과는 동떨어진 거짓말로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정작 교과서에 어떤 내용이 수록돼있는지조차 읽어보지 않았거나, 읽어보고도 짐짓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15일 "검인정 교과서들은 북한 토지개혁과 주체사상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거짓 주장을 하면서 길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최근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종북좌파편향 교과서로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건 채 여론몰이에 나선 상황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악마의 발톱을 감춘 형태로 만들어져 아주 교묘하게 표현돼 있다"면서 "좌편향 교과서는 발톱을 가진 교과서이고, 그렇기에 국정교과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역시 지난 12일 국정화 강행 방침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내세우는 주체사상의 선전 문구를 무비판적으로 인용하고 있다"며 현행 교과서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실제 교과서에 실린 관련 기술을 보면 이러한 여권의 주장은 사실에서 한창 벗어나있다.

'북한 토지개혁'의 경우 ㈜미래엔, 천재교육, 비상교육, 두산동아, ㈜금성출판사는 "매매 ․ 소작 ․ 저당을 금지했다"고 기술했고, ㈜지학사와 ㈜리베르스쿨은 "경작권 중심의 제한된 소유권"이라며 한계를 명확히 기술했다.

천재교육의 경우 311쪽에 "북한의 토지 개혁으로 분배된 토지는 매매 소작 저당이 금지되었고, 1958년에는 집단 농장화가 이루어졌다"고 기술했다.

지학사 역시 350쪽에 "농민에게 분배된 것은 경작권을 중심으로 한 제한된 소유권이었다. 북한은 농민들에게서 수확량의 25%에 이르는 현물세를 징수하였다. 이 때문에 농민들의 실질 수익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김일성 주체사상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래엔은 350쪽에 "김일성 유일 지배 체제 구축 및 개인 숭배와 반대파 숙청에 이용되었다"고 비판했다.

㈜지학사 또한 386쪽에 "김일성을 신적인 절대 권력자로 만들었다"거나 "사회적 폐쇄성과 경직성을 초래하였다"고 적시했다.

정 의원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좌편향이라고 교과서를 매도하는 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국정화 추진 중단과 함께 거짓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교육부는 국정화 강행에 앞서 지난달 23일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주체사상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고등학교 사회과 한국사의 성취기준을 보면 '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 세계의 변화' 단락 가운데 '북한의 변화와 남북 간의 평화 통일 노력' 소주제의 '학습 요소'에 △주체사상과 세습체제 △천리마운동 △7·4 남북 공동 성명 △이산가족 상봉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남북 기본 합의서 △6·15 남북 공동 선언 △탈북자 등이 명시돼있다.

교육과정은 교과서를 제작하거나 교사가 수업 내용을 짤 때 무조건 따라야 하는 절대지침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도록 지시한 것은 바로 교육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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