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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秋)남' 스나이더의 가을 나는 법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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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좋아요." 포스트시즌만 되면 맹타를 휘두르는 브래드 스나이더.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는 지난해 LG 조쉬 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땅을 밟았다. 하지만 기대 이하였다. 부상으로 고작 37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2할1푼에 홈런 4개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런 스나이더가 시즌이 끝난 뒤 넥센과 계약했다.

바로 가을에 보여준 힘 때문이다. 비록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최악의 외국인 타자 가운데 하나였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4할6푼7리, 홈런 1개,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4할, 홈런 1개를 기록했다. LG와 재계약은 실패했지만, 곧바로 넥센이 손을 뻗었다.

어느 정도 기대를 모았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슬럼프를 겪으면서 한 달 가까이 2군에 머물렀다. 113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1리, 홈런 26개를 쳤지만, 종종 선발 엔트리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잘 나가는 외국인 타자에 비하면 확실한 임팩트가 없었다. 135개나 되는 삼진도 선발 엔트리에서 빠지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

8일 열린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스나이더는 선발 명단에서 빠졌자. SK 선발 김광현에게 3타수 3삼진을 당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스나이더는 빠진다. 김광현에게 전 타석 삼진을 당했다. 영상을 보면 아예 타이밍을 못 맞춘다. 스나이더가 김광현을 비롯해 박종훈(SK), 에릭 해커(NC), 진야곱(두산) 등 4명의 공을 전혀 못친다"고 설명했다.

사실 대타 출전도 어려워보였다. 그만큼 넥센 타선이 강하기 때문. 2번 고종욱 자리에 윤석민을 쓰는 것이 사실상 염경엽 감독 계획의 전부였다.

하지만 기회는 왔다. 6회말 2사 1루 찬스가 나자 박헌도 대신 타석에 섰다. 첫 타석은 안타. 8회말 두 번째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연장 3-4로 뒤진 11회말 동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어 끝내기 득점도 스나이더의 몫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MVP, 가을 사나이의 재등장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스나이더가 가을 사나이답게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스나이더는 "페넌트레이스에서도 같은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도 선발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대신 경기하면서 언젠가 투입된다는 생각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팀에서 각 선수마다 역할이 있다. 오늘은 선발은 아니지만, 벤치에서 나오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멘탈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을만 되면 페넌트레이스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이유는 뭘까. 스나이더의 대답은 간단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생각한다"는 것. 흔히 말하는 부담 덜기, 어떻게 보면 가을 야구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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