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 (충암고 교사)
- 만두튀김에 검정 기름가루 묻어나와
- 교육청 위생상태 점검, 매년 최하위권
- 막말 교감, 아직도 받은 징계 없어
*김형태 (前 서울시 교육의원)
- 충암고 급식실, 한증막 같고 양념류도 부족
- 과거에도 비리 적발.. 학생 생각은 안 하나
- 학부모 모니터 등 상시 감시체제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충암고 교사), 김형태 (前 서울시 교육의원)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감 선생님이 급식줄에 서 있는 학생들을 향해 급식비 안 낸 사람을 하나하나 호명하면서 급식을 먹지 말고 빠지라고 했던 이른바 '급식비 막말사건' 여러분 기억하시죠? 지난 4월 전해지면서 많이들 분노했었는데요. 서울 충암고등학교의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서울시교육청이 충격적인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충암고등학교의 급식 전반을 감사한 결과, 약 4억 원의 급식비가 횡령됐다는 겁니다. 납품 받은 식재료를 빼돌리려고 식용유는 검게 변할 때까지 사용하고 또 사용했다, 이런 내용도 나오는데요. 자세히 들여다보죠. 먼저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충암고 교사 한 분의 증언, 직접 듣겠습니다. 신원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나요?
◆ ○○○>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현직 충암고 교사이신 거죠?
◆ ○○○>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번 서울시 교육청 감사 결과를 듣고는 어떠셨어요?
◆ ○○○> 충암고의 한 교사로서 정말 학생들에게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사실 저희는 이제 터질 게 터졌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터질 게 터졌다고요?
◆ ○○○> 네. 충암학원의 회계비리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요. 학교 시설이 정말 열악하고, 환경이 정말 안 좋습니다. 이번 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계기가 돼서 학교 공사비 같이 규모가 큰 분야까지 정말 정밀한 감사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학교 급식비에 대한 감사만 이번에 한 건데 감사를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터질 게 터졌다, 올 게 왔다 지금 이런 말씀이시네요?
◆ ○○○> 네.
◇ 김현정> 교육청의 이번 감사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듣고 싶어요. 이 뉴스를 아직 자세하게 못 들으신 분들도 꽤 많아서. 그러니까 이 4억 원이라는 돈을 어떤 식으로 어떤 방법으로 횡령을 했다는 거죠?
◆ ○○○> 학생들이 먹어야 될 그런 식자재나 이런 것들을 빼돌려서 횡령을 한 걸로 알고 있고요. 특히 이제 쌀이나 김치 같은 것도 30% 이상 부풀려서 그리고 이제 위탁 운송, 배송을 위탁업체랑 계약한 것처럼 꾸며서 그쪽으로 돈이 새나가는 그런 형식으로 횡령을 좀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급식실에서부터 아이들 교실까지 운반하는 일을 위탁한 것처럼 했지만 사실은 조리원들이 직접 날르는 식으로 그 돈을 횡령했다는 거고 식자재의 경우, 예를 들면 기름 10통을 사서 4통은 빼돌리고 6통으로만 조리하는 식으로 횡령했다는 거죠? 그런데 10통 분량이 필요한 요리에 6통만 썼다는 거니까 요리 질은 그만큼 떨어진다는 얘기잖아요?
◆ ○○○> 항상 튀김요리가 많이 나왔는데요. 새까만 때가 끼어서 나오고 그럴 때가 많았습니다.
◇ 김현정> 튀김요리에 새까만 때가 끼어서 나와요?
◆ ○○○> 네. 만두튀김 같은 거 나오면 검정 기름 가루들이 많이 묻어나오곤 했었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또 어떤 사례들을 목격하셨습니까? 지금 생각해 보니 ‘아, 이래서 이랬구나.’ 하는 이런 것들...
◆ ○○○> 매년 교육청에서 위생상태 점검이 나오는데요. 거의 매년 최하위권이었습니다. 학생들한테 배식되던 밥과 반찬의 양도 항상 턱없이 부족해가지고 급식이 이루어질 때마다 난리였습니다. 밥과 반찬이 다 떨어져가지고 급식당번을 하는 학생들이 이리저리 막 뛰어다니는 거죠, 음식을 구하려고. 조리실에도 가고 조리원들한테 가서 더 받아오고. 이게 하나의 풍경이었습니다. 거의 끝에 배식받는 아이들은 못 먹는 경우도 가끔 발생하고요. 그 급식비에 대한 미납이나 이런 액수가 다른 어떤 학교보다도 많았었거든요. 이러한 것들이 전부 다 급식에 대한 불만에서 나왔던 것으로 추정이 되고요.
◇ 김현정> 아이들이 그걸 가지고 불만을 학교에다가 표출하기도 하진 않았나요. 왜 이렇게 밥 조금 주십니까? 왜 반찬이 형편없습니까 이런식으로...학교에서는 뭐라고 답을 안 하던가요?
◆ ○○○> 학교 식당이 없고 운반이 돼서 급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 운반원들의 급여가 좀 많이 발생하고 그렇기 때문에 급식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항상 말해오곤 했습니다.
◇ 김현정> 다른 제반비용이 워낙 많이 들기 때문에 음식의 질이 조금 떨어지는 거다, 이런 식으로?
◆ ○○○> 맞습니다.
◇ 김현정> 이 서울시 교육청의 감사 결과 아마 학생들도 들었을 텐데요. 혹시 반응을 좀 전해 들으셨어요?
◆ ○○○> 대부분 학생들의 반응은 '올 게 온 거다'
◇ 김현정> 그나저나 이 학교가 지난번에 교감선생님이 ‘급식비 안 낸 사람들 먹지 마, 빠져라.’ 막말사건을 크게 일으켰던 그 곳이기도 한데. 그 사건은 어떻게 처리가 됐습니까?
◆ ○○○> 6월 초 정도에 교육부로부터 조치 명령이 내려온 걸로 알고 있는데요. 교감선생님에 대한 어떤 적절한 조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학교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축출과 징계에 대한 논의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고요. 변한 건 거의 없습니다.
◇ 김현정> 그 교감선생님이 아무 조치도 안 받으신 거예요?
◆ ○○○> 네.
◇ 김현정> 교육청의 명령이 있었는데 왜 아무 것도 반영이 안 된 거죠?
◆ ○○○> 원래 교육청의 이런 명령은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특히 이런 학교의 비리나 이런 문제들이 불거졌을 때 교육청의 지시를 지킨 적은 제 기억으로 없는 것 같고요. 특히 가장 큰 게 2011년도에 공사비 횡령이나 이런 회계 문제가 발각이 되어서 이때도 교장선생님이나 이런 사람들이 파면이 결정이 됐는데 이때도 정말 아무런 조치도 안 했거든요.
◇ 김현정> 감사내용이 좀 충격적입니다. 오늘 현직 교사로서 아마 이 인터뷰 응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이렇게 용기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위 사진은 해당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충암고에 현재 재직 중인 교사 한 분께서 생생하게 증언을 해 주셨습니다. 신원 보호를 위해서 저희가 익명으로 연경했고요. 음성 변조했다는 거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이게 정말 이 학교만의 일일까? 이런 합리적인 의심이 들게 되는 상황이죠. 한 분 더 만나보겠습니다. 전 서울시 교육의원을 지내신 분이세요. 김형태 전 교육의원 연결해 보죠. 김 의원님, 안녕하세요.
◆ 김형태> 네, 안녕하세요. 김형태입니다.
◇ 김현정> 김 의원님은 2009년에 양천고 재직 중에 학생과 학부모를 대신해서 급식비리 고발했다가 해직 처분 받으셨던 분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제 교육청 감사 결과 듣고 조금 소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 김형태> 제가 말씀하신 대로 재직했던 양천고도 2010년 교육청 감사 결과, 이른바 바지사장을 내세워서 당시 드러난 것만 해도 급식비리가 8억 8000 정도였거든요. 그러니까 먹을 거 가지고 장난을 치는 사람이 가장 나쁘다 이런 세간의 평이 있잖아요. 충암에서 또 급식 비리가 터져서 가슴이 굉장히 아프네요. 다른 곳도 아니고, 학교에서. 아무리 사학이라도 학교는 국가를 대신해서 교육을 하는 곳인데. 따라서 최소한 학교는 안전하게 질 좋은 급식을 할 거다, 이런 어떤 믿음과 기대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러한 믿음과 기대를 여지없이 짓밟고 뒤통수 친 것 같은 배신감 이런 것 때문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보고요. 더구나 힘 없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것도 학교 차원에서 나쁜 짓 한 거 아니에요? 이런 학교에서 학생들이 뭘 배울까 참 얼굴이 막 화끈거리네요.
◇ 김현정> 사실 이 학교는 지난번에 교감선생님이 ‘급식비 안 낸 아이들은 급식 줄에서 빠져라.’ 이런 말 했다고 해서 또 한 번 크게 난리가 났던 학교거든요. 그런데 이번 급식비 횡령 감사까지 나오면서 학생들한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제일 걱정되는 건 그 부분이에요.
◆ 김형태> 그러니까요. 저도 사실은 작년에 5월에 교육의원 시절에 충암 급식실에 가봤어요.
◇ 김현정> 가보셨어요, 급식실?
◆ 김형태> 가봤어요. 언뜻 보기에는 반지하처럼 보였는데 학교에서는 지하 1층이라고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거기가 충암중학교하고 충암고등학교가 같이 쓰는 급식실이에요. 조리실이죠. 그때 당시에 중학교, 고등학교 교장선생님도 당일날 급식실에 아마 처음 들어가셨던 것 같아요. 들어가시더니 5분도 못 버티고 나오시더라고요.
◇ 김현정> 왜요?
◆ 김형태> 한증막 같다고. 너무 더워서. 그 정도로 조리실이 환기가 잘 안 되고 있었고요. 중, 고등학교가 함께 쓰는 공동 급식실이면 좀 더 크고 조리 환경이나 위생환경이 더 좋아야 하는데. 급식실이 생각보다 좁고 열악했고.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들의 피해가, 아이들에게 큰 상처로 남지 않을까. 왜냐면 아까 말씀하신 4월에 그 일이 있고 나서 일부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왔다, 이렇게들 얘기하더라고요. 당시에 이제 ‘밥에서 벌레가 나온 적도 있다, 또 반찬에서 비닐이 나온 적도 있다, 그래서 식판을 던지고 싶을 정도로 맛이 없다.’ 이렇게 한 지역 언론이 인터뷰를 했던데. 그런데 이번 감사로 일정 부분 그 학생들의 얘기가 사실로 드러난 셈이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아이들이 얼마나 또 트라우마를 입을까 저는 그것도 걱정이고. 또 하나는 이 문제가 과연 이 학교만의 일일까. 합리적인 의심이 들 법한 상황 아닙니까? 어떻게 보세요?
◆ 김형태> 그러니까 이제 학교가 사실 당연히 아이들을 생각해야 되는데 충암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비리 사학이에요. 왜냐하면 거기에 한번 충암고, 특히 충암중학교를 가보면 참 특이한 건물이 있어요. 충암 중학교 건물이 4층 건물인데요. 보통 어느 건물이나 1층에 중앙현관 있지 않습니까. 중앙현관을 통해서 2층으로 올라가는 중앙 계단이 있는데. 이 학교는 1층을, 1층 중앙현관을 막았어요. 막고 거기를 어떤 걸로 쓰고 있냐면 법인 관계자들, 다시 말하면 행정실하고 재단 사무실, 재단 사무실로 쓰고 있어요. 그러면 학생들은 어떻게 다니냐, 학생들은 결국은 중앙 1층과 2층을 연결해 주는 계단이 없으니까 결국은 2층 복도를 뚫어서 임시로 출구로 사용하는. 그렇게 이용하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그거야 건물이 너무 노후되고 좁다 보니까 운용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 김형태> 그런 게 아니라 교육 주체인 선생님들이나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고 재단 마음대로 생각하고 있는 거고요. 금방 어쨌든 급식비리에 조금 더 들어오면 저는 정말 아까 충암 선생님 말처럼 어제 충암 선생님들한테 통화를 했더니 정말 가지가지 한다. 충격, 분노, 자괴감,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이런 것들을 말씀하셨는데 무엇보다 이번 감사에서 버려야 할 식용유, 다시 말하면 폐식용유를 재사용했다는 거 아니에요? 제가 충격적인 얘기 하나 더 드리면 어제 감사에 참여했던 급식전문가하고 직접 제가 통화를 해봤어요. 그랬더니 이분이 그 학교 급식 감사를 했더니 이 학교는 월, 화, 수, 목, 금 5일 내내 튀김이 빠지지 않는 거예요. 닭튀김, 생선튀김, 만두튀김, 돈가스, 미트볼 이런 식으로 튀김이 빠지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걸 이제 반조리식품 다시 말해서 인스턴트 위주의 급식이 주로 학생들에게 공급이 됐다는 거죠.
◇ 김현정> 그 증거다. 그나마 그것도 시커멓게 그을려서 나왔다, 이 얘기인 거죠. 지금?
◆ 김형태> 사실 직접 요리를 해야 되는데 직접 요리를 하지 않고. 그러니까 그분 말씀은 가봤더니 조리실에 양념류가 거의 없더라는 거죠. 다른 학교는 친환경 무상급식 그래서 요리를 그래도 제법 굉장히 직접 다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영양성분 고려하지 않고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 이렇게 아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면 아이들 건강이 걱정되고 더군다나 폐식용유에 가까운 걸로, 기가 막힌 일이죠.
◇ 김현정> 불시에 점검을 한다든지 이런 대책이 필요하겠어요. 이번에 이 건 같은 경우에는 뭔가 제보가 들어가서 시작이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그런 것 말고도 일선 학교에 대한 불시 점검 같은 게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