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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던 김무성…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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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이후 두 차례 고개 숙여

추석연휴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여당 내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대표(좌측)가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대통령과 싸워 이길 수는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7월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파동 당시 했던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한 '배신의 정치 심판' 발언을 계기로 청와대와 친박계의 사퇴공세가 절정에 이르자 김 대표는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를 옹호하던 입장에서 사퇴 촉구로 방향을 틀었다.

김 대표가 지난 해 7.1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충돌했다가 회군한 것은 이를 포함해 두 번 있었다.

앞서 지난 해 10월에는 상하이 방문 중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론이 봇물 터질 것"이라며 연말 개헌정국 가능성을 예고했다가, 귀국과 동시에 박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렸었다.

이 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공격이 청와대에서까지 강력히 들어오자 그는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 등을 통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공급자 위주의 갑질하는 것"이라고 혹평한데 대한 대응이다.

이번에는 사안의 본질과 충돌 수위가 예전과 전혀 다르다. '상하이발 개헌론' 때는 청와대에 대한 도전이라기보다는 실언에 가까웠고, 유승민 파동 때는 단지 중재자 역할을 하려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공천권을 둘러싼 정면충돌인데다, 승부가 차기 대선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전 두 차례와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사진=청와대 제공)

 

김 대표가 30일 의원총회에서도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고 거듭 선언한 점이나 청와대를 향해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결기다.

중도그룹에 있는 당내 한 중진 의원이 "김 대표가 박 대통령 앞에서 주저앉은 게 두 번 아니냐"며 "이번까지 주저앉으면 재기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김 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전면전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는지는 강한 의문부호로 남아 있다. 그 스스로가 "대통령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고 했듯이 대통령은 살아 있는 권력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그런 발언을 한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수십년간 권력의 생리를 옆에서 지켜봐온데서 비롯한 경험의 산물이기도 하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친박계의 공세에 밀려 '공천제도 논의기구'를 신설하기로 한 것도 한발 물러선 것으로 비쳐진다.

김 대표로선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대의명분을 최대 무기로 삼고 있지만 친박계의 공세, 특히 청와대와의 전면전은 그야말로 정치생명을 건 도전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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