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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수용소가 아니다"…김해 수남초 증축에 학부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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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호영 기자)

 

경남 김해 장유의 한 초등학교가 과밀 학급 해소를 위해 또 다시 증축을 추진하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장유 율하 1택지개발지구 내 수남초등학교 학부모 40여명은 30일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과밀 학급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학부모의 의견 수렴없는 재증축에 반대한다"며 "학교는 수용소가 아니다. 증축 두 세번 할 돈으로 차라리 작은 학교를 신설하라"고 촉구했다.

초등학교 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증축을 해도 과밀 학급 현상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소음 등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이 입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부가 학교 신설안에 대해 학생들을 분산 배치하라는 재검토 의견을 냈는데, 이를 무시하고 증축을 하고 있다"며 "수남초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 차라리 분산 배치를 해서 율하 전체의 판을 다 시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근 학교들이 하나같이 과밀"이라며 "작은 학교를 설립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을 대표한 학부모 2명은 경남교육청 학교지원과장 등과 면담을 나눴지만 이견 차를 쉽게 좁히지 못했다.

◇ 도내 최대 학생 과밀 '수남초'...장유는 학교 대란

지난 2009년 개교한 수남초등학교는 현재 52학급에 전교생이 1천733명으로, 학급 당 적정 규모인 27명보다 9명 많은 33.3명에 이른다. 이는 도내 단일 학교 가운데 학생 수가 가장 많다.

수남초는 지난해 2월 9학급 규모로 증축을 한 차례 했다. 인근 아파트 입주민 999세대가 건축 협의 때 인근 관동초로 배치하기로 했지만 민원 제기로 통학구가 가까운 수남초로 변경돼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김해교육지원청은 학생 수가 계속 늘자 12학급 규모로 재증축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2017년 이후에는 학생 수가 2천명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 신설도 추진됐지만 무산됐다. 학부모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증축보다는 학교 신설 의견이 우세해 가칭 '율하1택지초등학교' 신설안을 교육부에 냈지만 승인을 받지 못했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지난 5월 학교 신설보다는 학생들을 인근 학교로 배치하라며 재검토 의견을 냈다.

그러나 김해교육청은 인근 덕정초등학교 분산 배치는 2Km가 넘는 거리를 통학해야 하고, 통학 구역 조정도 강제나 획일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결국 증축 결정을 내렸다.

42억 원을 들여 수남초 학교운동장 서편 부지에 5층 규모의 건물을 새로 짓는다. 김해교육청은 지난 23일 설계 용역 입찰 공고를 내고 이날 개찰해 업체를 선정했다. 내년 8월 완공 목표다. 증축이 완료되면 학급 당 8명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교육청은 내다봤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의 안전한 교육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안전휀스 설치로 학생들과의 활동 공간을 분리하는 등 피해가 없도록 하고, 교육 과정을 탄력적으로 편성해 공사 소음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산 배치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증축과 관련해 업체가 선정되면 학부모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조만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업체 선정을 연기하고 의견 수렴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유 신도시는 신규 아파트가 늘면서 과밀 학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수남초 인근인 율하초등학교는 52학급에 1천531명, 관동초등학교는 43학급에 1천227명이 다니고 있다. 관동초 역시 12개 학급 규모로 증축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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