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생산국들이 장기적인 성장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의 본부에서 언론에 먼저 배포한 새로운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프랑스 경제 신문 레제코 28일 자 회견에서 세계 경제가 올해와 내년에 3.3%와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 "더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해, 전망치 하향 조정을 강력히 시사했다.
라가르드는 "그럼에도 모두 3%는 웃돌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도 지난주 "우리가 (밀접하게)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따라서 "(신흥국발) 전이 충격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IMF는 새 보고서에서 원자재 가격이 2000년 정점을 찍고 나서 전반적 약세에서 헤어나지 못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것이 원자재 생산국에 순환적인 고통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원자재 생산국이 통화 가치 조정 등으로 이런 충격을 일부 흡수하고는 있으나, 전반적인 성장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2015∼2017년 기간에 연평균 약 1%포인트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와 가스 수출국의 충격은 이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일부 원자재 생산국이 내수 확대로 성장을 부추길 수는 있지만, 원자재 생산성 제고 등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F는 "(선진국) 통화 당국도 원자재 수출국의 이런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신흥국의) 성장 둔화가 이전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음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IMF 보고서는 일본의 수출 부진 원인에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엔저에도 일본의 수출이 늘어나지 않았다면서, 제조업 국외 이전 탓도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재집권한 2012년 말 이후 실질적으로 약 35% 하락했음에도,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노믹스 실행 이전 기준으로 파악된 수출 수요 전망과 비교하면 20%가량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통상적으로 통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순 수출 비중이 1.5% 늘어나야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IMF는 이처럼 엔저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이유가 "다수의 일본 특유 요소" 탓이라고 덧붙였다.
즉, 2008년의 금융 위기 이후 생산 설비가 대거 국외로 옮겨진 사실과,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에너지 수급 기반이 크게 흔들린 점을 상기시켰다.
또 세계 3위 경제국인 일본의 수출이 "갈수록 더 중요한 중간재 공급처"가 돼온 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