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에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한수원이 지자체 행정부와 의회를 배제한 채 주민 '환심 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반면 영덕군과 의회가 요구하는 주민 수용성과 안정성 확보 등 본질적인 문제 해결은 안중에 없는 모습이다.
한수원 조석 사장은 21일 천지원전 건설 사업이 추진 중인 영덕을 찾아 지역의 소외계층에 쌀 3천 500여 포를 전달하는 등 최근 커지고 있는 원전 반대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조석 사장 일행은 해당 지자체인 영덕군과는 현안문제에 대해 논의는 커녕 만남조차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한수원 측에서 조석 사장이 영덕을 방문한다는 연락이 왔지만 경주에 갔다가 영덕에 잠깐 들르는 일정이라고 들었다"면서 "영덕군수를 만남을 갖기 위한 사전 조율은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이희진 영덕군수가 원전건설과 관련해 안전성과 지원방안, 주민수용성 등이 담긴 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을 요구하자 의도적으로 만남을 피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덕에 앞서 방문한 경주지역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석 사장은 "영덕군이 요구하는 특별법 제정은 타 지역과 형평성에서 어긋나 불가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영덕군민의 뜻을 대변하는 기관인 영덕군의회에는 조석 사장의 지역방문과 관련해 연락 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한수원이 지역을 대하는 심중을 가늠하게 했다.
영덕군의회 관계자는 "한수원 사장이 영덕을 방문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의회 의장이나 군의원들과 만남을 위해 연락이 온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한수원의 지역에 대한 봉사활동을 지난 2012년부터 시작돼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면서 "일정이 바빠 (영덕 군수와 군의회 의장)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조석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언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전추진 상황' 지원 사업 제안 설명회를 겸한 간담회를 가져 바쁜 일정 때문에 영덕군수 등과 만날 수 없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