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김민구 (사진 제공/KBL)
2015-2016 KCC 프로농구가 12일 전국 5개 구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불법 스포츠 도박 파문의 영향 탓이지 개막전에 걸맞는 관중 동원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새 시즌을 기다린 선수들은 그동안 흘린 땀의 가치를 팬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뚜껑을 열자 다양한 이슈가 쏟아졌다. 놀라움 혹은 논란, 개막전 5경기를 통해 화제가 된 '베스트5'를 선정해봤다.
◇김민구(전주 KCC)김민구가 개막전에 출전했다. KCC가 39-56으로 크게 뒤진 3쿼터 종료 4분20초를 남기고 출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다. 사실상 승부의 주도권이 완전히 SK 쪽으로 넘어간 상태에서 출전했다. 부상의 여파로 예전의 경기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민구는 8점 3리바운드를 올렸다.
작년 6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고관절을 크게 다쳐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던 김민구는 한달 전 프로아마 최강전을 통해 공식전에 복귀했다.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KBL의 징계가 화근이 됐다. 김민구는 어떠한 징계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KBL은 그가 충분히 자숙 기간을 보냈다며 경고 조치와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을 부과했다.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 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74%가 적정 수준의 징계가 아닌 솜방망이 징계라고 의견을 냈다.
KCC는 한달 전 "김민구를 전력 외로 분류하고 있다"고 김민구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KCC는 여전히 김민구는 전력 외라고 말한다. 현재 KCC의 선수층은 두텁지 않다. SK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크게 이기거나 밀리는, '가비지 타임'에 준하는 상황에서는 김민구가 뛸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농구 팬들이 KBL의 징계안을 납득하지 못하면서 김민구의 출전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조 잭슨(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로 팀명을 바꿨다. 코트에도 새 바람이 분다. 16년 만에 KBL 무대에 등장한 외국인 포인트가드 조 잭슨 때문이다.
조 잭슨은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개막전에서 16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출전시간은 고작 18분30초였다. 실책 5개는 옥의 티. 그래도 출전시간 대비 활약만 놓고 보면 개막 5경기에서 단연 돋보인 선수였다.
오리온의 볼 로테이션은 수준이 달랐다. 문태종, 김동욱 등 '농구를 아는' 선수들이 있는데다 조 잭슨의 경기 운영이 더해졌다. 게다가 조 잭슨은 수비진을 찢는 화려한 기술을 선보여 단 한 경기만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두경민(원주 동부)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의 '리턴매치', 결과는 달랐다. 두경민과 허웅을 앞세운 원주 동부가 양동근이 빠진 울산 모비스를 77-66으로 눌렀다. 두경민은 팀내 최다 득점인 19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두경민은 동부가 승부의 주도권을 잡은 2쿼터에 10점을 몰아넣으며 맹활약했다. 야투 성공률은 놀라웠다. 2점슛 6개를 던져 5개를 넣었고 3점슛 성공률은 100%. 3개를 터뜨렸다.
윤호영이 부상으로 빠져있지만 김주성이 건재하고 로드 벤슨이 돌아온 동부의 골밑은 여전히 탄탄했다. 여기에 외곽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줘야 하는 선수들이 제 몫을 하니 동부의 힘은 더욱 강해졌다. 허웅도 16점을 올려 두경민과 '쌍포' 역할을 했다.
두경민은 "개인적으로 지난 시즌 슛률이 전 시즌에 비해 낮아졌다"며 "우리는 골밑이 강해 못해도 기본은 가는 팀이다. 외곽에서 활로를 뚫는다면 경기가 더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시즌 기간에 확률을 높이기 위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인천 전자랜드의 안드레 스미스 (사진 제공/KBL)
◇안드레 스미스(인천 전자랜드)
베일에 쌓였던 외국인선수다. 안드레 스미스는 한국에 들어와서도 하체 밸런스와 무릎이 좋지 않아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프로아마 최강전에서도 뛰지 못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뚜껑을 열자마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부산 케이티와의 홈 개막전에서 26분 동안 출전해 31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 야투성공률 65%를 기록하며 86-77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전 5경기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바로 스미스다.
스미스는 전자랜드가 전체 3순위로 뽑은 선수다. 기대만큼 우려도 많았다. 신장이 198c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수술을 받은 무릎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기우였다. 스미스는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에도 골밑에서 스텝을 활용한 기술을 통해 여유있게 득점을 쌓았고 외곽포마저 자랑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유도훈 감독이 스미스의 컨디션을 60~70% 정도라고 밝힌 점이다. 그가 100%가 된다면? 전자랜드 팬들에게는 즐거운 상상이다.
◇김민수(서울 SK)SK는 홈 개막전에서 KCC를 80-73으로 눌렀다. 경기 내용은 7점차 승리 이상이었다. 하승진이 부상으로 빠진 KCC는 SK의 높이를 감당해내지 못했다. 18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한 데이비드 사이먼의 위력이 굉장했다. 또 그와 함께 상생한 김민수의 활약은 더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