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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리퍼트 피습 그림 전시, 서울시가 미 대사에 사과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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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홍성담 작가에게 해야 한다

<김기종의 칼질=""> 홍성담.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제공)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 피습상황을 묘사한 홍성담 작가의 전시작품 '김기종의 칼질'을 서울시립미술관이 8일 철거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 산하기관 미술관에서 이 작품이 전시돼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서울시가 리퍼트 미 대사에게 사과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문제가 된 작품을 서울시립미술관 아트페어 '공허한 제국'전에 출품시켰던 홍경한 전시 총감독은 "홍성담 작가의 '김기종의 칼질' 한점이 본 전시와 다르게 정치적 이슈화가 되고 이데올로기화 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다"고 작품 철수 이유를 밝혔다.

이에 홍성담 작가는 "'김기종의 칼질'은 홍감독으로부터 전시 요청을 받고 보내준 작품 파일 두점 중 한 점이며, 홍감독으로부터 '기획 취지에 맞는 작품이다. 전시할 수 있다. 문제 없다'는 얘기를 들었던 작품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술관이 자기들이 선정한 작품을 보호해야 하는데, 작가와 일말의 상의도 없이 내리는 것은 미술관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작품 철거조치를 놓고 홍경한 총감독의 소신 없는 태도에 대한 비판이 많다. 애초에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전시작품으로 선정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테러 옹호 그림이라고 지적하자, 곧바로 철수한 것은 미술관 기획자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미술평론가 반이정씨는 "민원이 들어왔다고 해서, 일부 언론의 비판이 있다고 해서 작품을 철수한다고 하면 미술도 필요하지 않고, 미술 전시·기획도 필요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그렇게 할 경우 문제가 없다는 관객의 입장은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반대 입장이 있다고 작품을 철수한다면 전시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감독이 문제제기된 작품에 대해 이게 왜 문제가 되지 않는지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칼럼니스트 김규항씨는 사회적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작품의 전시를 고려하는 기획자는 대략 3가지 단계를 밟게 된다고 했다. 1.작품의 전시가 만들어 낼 사회적 논란을 예측하는 안목 2.작품을 전시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판단, 결정하는 권리 3.작품을 전시한 후 일어나는 사회적 논란에 대응하는 책임. 그는 이번 일에선 2만 보인다고 했다. 즉 기획자로서 안목과 책임은 없고, 권리만 행사했다는 얘기다.

'김기종의 칼질'은 한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풍자화, 기록화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이 테러를 옹호한다는 지적에 대해 홍성담 작가는 "리퍼트 대사 피습이라는 이 큰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우리 사회가 논의하고 살펴보아야 다음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 그런 논의조차 하지 않고 테러 옹호니, 종북, 빨갱이로 모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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