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사건으로 크게 다친 하재헌(21) 하사가 이달 3일부터 병원 진료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현행법상 공무 수행 중 부상한 군인이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진료비를 최대 30일 동안만 지원받도록 돼있다"며 "하 하사도 지난 2일까지만 진료비 지원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하 하사는 지난 4일 DMZ에서 수색작전을 하던 중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아 오른쪽 다리 무릎 위와 왼쪽 다리 무릎 아래쪽을 잘라야 했다.
다른 부상자인 김정원(23) 하사는 군 병원인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했으나 하 하사는 부상 정도가 커 민간병원인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하 하사가 지난 3일부터 병원 진료비를 자비로 부담하는 것은 법규에 따른 것이지만 하 하사처럼 작전 임무 수행 중 다쳐 불가피하게 민간병원에 입원한 장병이 진료비를 부담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최근 국회에서는 공무 수행 중 부상을 당한 장병이 민간병원 진료비를 최대 2년 동안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군인연금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 하사와 같이 국가 방위를 위해 몸을 다친 장병에 대해서는 국가가 치료를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육군은 하 하사가 진료비를 부담하게 된 것은 현행법상 불가피한 일이지만 그와 김정원 하사에 대한 예우에는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육군은 최근 하 하사와 김 하사를 위한 성금 모금을 끝냈으며 앞으로 전공상(戰公傷)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한 보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육군 관계자는 "재활 치료까지 포함하면 하 하사의 치료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부상 회복 상태에 따라 일부 진료는 군 병원에서 받도록 함으로써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