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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日시위와 촛불집회, 무엇이 닮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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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박재홍> 행간,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윤태곤>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본 관련 소식이네요.

◆ 윤태곤> 일본에서 연일 큰 시위가 벌어지고 있거든요. 특히 지난 일요일 시위가 절정이었는데, 도쿄 국회의사당 주변에 보면 총리 관저, 여러 부처 청사 등이 밀집한 곳이 있는데 '가스미가세키'라고 부릅니다. 우리로 치면 광화문 정도가 되겠죠.

◇ 박재홍> 그렇군요.

◆ 윤태곤> 여기에 12만명의 인파가 모여서 시위를 벌였고 같은 날 오사카에서도 2만 5000명, 전국 300곳에서 100만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어요.

◇ 박재홍>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 이 시위 내용이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하는 안보법제 반대시위였죠?

◆ 윤태곤> 그렇습니다. 집단자위권을 포함해서 11개 법률의 재개정안이 포함된 이른바 안보법제 반대시위인데, 1960년에 1차 미일동맹을 안보동맹 할 때 이후 55년 만에 일어난 큰 시위였습니다. 집단자위권 행사가 말하자면 전후 2차세계대전 전후에 일본의 시스템 자체를 흔든 대형 이슈라고 볼 수 있죠.

◇ 박재홍>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하게 되면 뭐가 변하게 되나요?

◆ 윤태곤> 일본이 전수방위라고 해서 군대가 아니라 자위대지 않습니까? 자위대는 공격을 하면 반격만 하게 되는 건데, 집단자위권이 되면 제3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할 권리를 갖는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에서 요즘 항상 이야기하는 게 주로 북한이거든요. 북한 위협이 커지니까 집단자위권을 가져야 한다는 건데, 쉽게 말씀드리면 북한이 우리나라라든지 오키나와 미군 기지, 혹은 한미와 한일 사이에 있는 미군 배를 공격한다, 이러면 일본이 북한을 공격할 수 있게 한다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전쟁을 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법안일 수 있는데.

◆ 윤태곤> 그렇죠.

◇ 박재홍> 그러면 이게 일본의 기존 평화법에 어긋나는 거 아닌가요?

◆ 윤태곤> 그런 논란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베 정부가 이걸 좀 회피해 가려고 한 게, 헌법 해석을 바꿔가지고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헌법을 건드리지는 않고요. 지난 15일 중의원 특위, 16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각각 법안이 강행처리가 됐어요. 현재는 참의원 심의가 진행 중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말씀하셨듯이 일본 국민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 윤태곤> 그렇죠. 55년 전 미일동맹 때 시위에 이어서 일본 역사상 두번째로 큰 시위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주로 구호들이 '평화헌법을 지키자, 전쟁을 반대한다, 징병제를 반대한다.' 이런 구호들이고요. 지난 30일 시위를 보면 참 흥미로운 게, 우리나라에서 수출했는지 모르겠는데 이른바 '아베장벽'이라는 게 생겼습니다. 국회 앞을 경찰 버스가 쭉 봉쇄를 해놨더라고요. 사람이 물리적으로 진입을 할 수 없게요.

◇ 박재홍> 그걸 보면서 우리나라 광화문 광장 집회현장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이 있었는데. 그래서 우리 촛불집회와도 비교 많이 하시죠?

◆ 윤태곤> 유사점이 좀 있어요. 우리나라 촛불집회 때도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일본도 지금 보면 젊은이들이 정치에 너무 무관심해서 문제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보면 젊은이들, 대학생들이 대거 거리로 나서고 있어서 이게 첫번째 유사점이고. 두번째는 야당이 들으면 기분 나쁘실지 모르겠는데 야당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런 점도 비슷하고요.

◇ 박재홍> 그리고 또 자세히 들어보면 군대를 가기 싫어하는 움직임, 혹은 징병제 얘기도 많이 나오잖아요.

◆ 윤태곤> 그렇죠. 구호 중에 전쟁은 싫다, 징병제는 싫다 구호가 많던데. 그런데 냉정하게 말하면 집단자위권 행사 법안이 통과되어도 징병제가 도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가는 국가들은 많아도 거꾸로 가는 나라들은 없거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도 지금 모병제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집단자위권이 보장이 되고 외국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면 징병은 아니라도 동원은 가능할 수가 있겠죠. 그러면 문이 열리는 거니까 걱정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고요.

◇ 박재홍> 어쨌건 전쟁 상황이 나타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인데. 그리고 또 야당이 제역할을 못한다, 무능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그래서 일본을 아베 정부가 장기집권하고 있잖아요.

◆ 윤태곤> 지금 자민당은 물론이고요. 아베 총리 개인한테도 경쟁자가 없습니다. 지금 아베 총리 총리직 연장이 걸린 자민당 총재 선거가 9월 20일이거든요. 그러니까 총선이 아니라 당내 선거인데. 일본 자민당 내에 7개 파벌이 있는데 모두 아베 총리 지지를 선언해 놓고 있습니다.

◇ 박재홍> 재선이 확실한 그런 상황인데. 그러면, 집단자위권 안보법제 반대시위는 12만명이 올 정도로 많지만 아베 총리는 정치적으로 지지한다, 이렇게 봐야 하나요. 그러면?

◆ 윤태곤> 아까 제가 촛불집회 비슷하다 말씀을 드렸는데요. 광우병 소고기 수입 논란으로 촉발된 2009년 촛불집회를 떠올려보시면 거의 한 달 동안 수십만명이 거리에 뛰쳐나왔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야당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실질적 정치적 위협이 되지 못했거든요. 이 흐름하고 아주 유사합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이 50%에 육박 합니다.

◇ 박재홍> 미국 가서 연설한 이후에 더 지지율이 높아졌죠.

◆ 윤태곤> 그리고 야당 상황이 어떠냐. 지금 1야당이 자민당보다는 진보적 성향인 민주당인데 지지율이 대충 한 자리 숫자예요.

◇ 박재홍> 두 자리수가 안 됩니까?

◆ 윤태곤> 9%, 8% 이런데. 그리고 제2 야당이 유신당인데. 이 유신당이 좌파, 우파로 나눠서 쪼개지면 그쪽 좌파가 민주당하고 합당을 추진한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는데. 지금 대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전혀 아닌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어찌보면 우리 정치권 상황보다 야당 세력이 더 약해 보이네요.

◆ 윤태곤> 그렇죠. 일본도 갑갑하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는데. 정리를 해보자면 지금 집회와 반대여론이 있지만 아베 정부의 흐름을 바꿀 만큼은 안 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본 국내 정치 상황은 짚어본 대로고. 국제적으로 보면 아베 총리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하고 그야말로 밀월관계를 형성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는 말하자면 중국과 미국 사이에 균형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그래서 혹자는 이게 줄타기냐 이런 말도 하지만 그럴수록 일본은 미국에 찰싹 들러붙고 있습니다. 실은 집단자위권 행사 부분도 미국의 이해관계하고 일치하는 게 동북아에서 일본이 군비를 확장하면 확장할수록 미군은 국방비 압력을 낮출 수 있다, 돈을 아낄 수 있다, 이런 차원이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 일본이 군사적으로 강력한 나라가 되면 동북아 국제정세에서 미국이 군사비를 더 줄일 수도 있다, 이런 계산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 윤태곤> 그렇죠. 미일동맹이 된다는 건데. 또 아이러니컬한 게 지난 8월 14일 아베담화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 않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 윤태곤> 일본에서도 상당히 우려를 했는데. 그런데 아베담화를 보면 좀 애매하게 말하면서도 과거 정부의 담화는 그대로 있다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일본의 중도층이나 진보층에서 사실 아베담화가 정말 이상하게 나오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했는데 기대보다는 낫다, 그래서 좀 안심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으로 해서 아베 총리 지지율이 또 뛰고 있는 모습이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 면에서 일본의 아베는 더 재선될 가능성이 많다.

◆ 윤태곤> 그렇죠. 이대로 갈 가능성이 높았는 겁니다.

◇ 박재홍>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정치권에 주는 메시지도 있고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 같은데, 우리 정치인들도 좀 보셔야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어요.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태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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