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30일(현지시간) 또 전복돼 37명이 사망했다.
리비아 적신월사에 따르면 이날 리비아를 갓 떠난 난민선 1척이 전복됨에 따라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120km 떨어진 홈스 연안에 난민 시신 7구가 떠밀려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적신월사는 이후 홈스 근해에서 한 어부가 시신 30여구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적신월사의 자원활동가들은 시신인양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리비아 연안의 난민선 3척에서 5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27일에는 400명 정도가 탄 리비아발 이탈리아행 난민선 1척이 전복돼 126명이 사망하고, 50∼60명이 실종됐다.
1천770km가 넘는 해안지대를 보유한 리비아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다. 지중해를 300km 항해하면 도착하는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이 난민들의 목적지다.
난민들은 브로커들에게 1천 달러 안팎의 터무니 없이 많은 돈을 내고 불법 개조된 낡고 작은 배에 몸을 싣는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중해를 건너다 숨지거나 실종된 난민수는 2천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26∼27일 이틀간 지중해 상에서 구조한 난민 수가 4천 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다음달 14일 브뤼셀에서 난민 위기 고조에 따른 28개 회원국 긴급 내무·법무장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
EU 순회 의장국인 룩셈부르크는 이날 성명에서 "EU 안팎에서 난민유입이 전례 없는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난민위기를 근원부터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EU 회원국 내무·법무장관 특별 대책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급증하는 난민유입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 3개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들과 만나 겨울이 되기 전에 난민들에게 적절한 대피처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유럽이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에 연대정신이 있고,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연대정신을 보여왔다면, 지금이 바로 연대정신을 보여줄 때"라면서 "모든 게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난민 80만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일은 EU회원국들에게 인구, 경제력, 기존 난민 수용 숫자, 실업률에 맞춰 난민을 나누자는 난민쿼터제를 제안했으나 스페인과 동유럽 회원국들의 반대로 무위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