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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금리와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동시에 낮추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그러나 정책의 약발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중국발 경제 충격이 주기적으로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26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고, 지준율도 0.5%포인트 내렸다. 통화정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유동성 완화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최근 중국 증시가 연일 급락세를 보인데 대한 대응책이다.
일단 중국의 카드로 글로벌 시장의 기대는 커지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26일 새벽 유럽증시는 일제히 3~4%씩 반등했고,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부양책을 기다려온 중국 증시도 상승 자극을 받을 전망이다. 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로 전날 반등했던 우리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잦은 시장 개입, 부양책 효과 외려 오래 못 가
그러나 이번 대책의 약발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사실 중국 증시는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으로, 없는 돈을 빌려서까지 묻지마 투자를 하는 투기적 성격이 아직도 강하다. 게다가 중국 부동산 경기가 퇴조하면서 자금이 증시 쪽으로 크게 몰렸다. 때문에 중국 증시는 한동안 과열양상을 보이다가 최근들어 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
문제는 증시가 조정을 받아 냉각될 때마다 중국정부가 개입해왔고, 이때 반짝 주가가 올랐다가 다시 추락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져왔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6월에도 중국이 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낮췄지만, 이번 증시 폭락 사태를 막지는 못했다.
결국 단기적인 효과는 있겠으나 약발이 조만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날 새벽(한국시간) 뉴욕증시가 상승으로 출발했다가 막판에 1% 이상 떨어진 하락장으로 마감한 것도 이런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금융보다는 실물부문 충격오면 문제 더 클 것
때문에 중국발 충격(차이나 쇼크)은 재발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이번과 같이 금융 부문으로 충격이 오면 어느정도 대응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나 단기부채 상황이 나쁘지 않아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충격이 실물부문에서 비롯될 때다. 중국의 생산과 투자가 침체되면서 성장률이 추락하는 상황, 즉 중국 경제 경착륙으로 인한 충격이 본격화 될 경우 우리 수출에도 바로 빨간불이 켜진다. 우리나라 총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정규철 연구위원은 "금융부문에서 큰 위험이 올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는 아직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그러나 실물부문은 중국이 성장세가 하락하고 있고, 중국이 빠르게 경착륙으로 간다면 바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중국 실물지표가 최근 안 좋게 나오고 있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제조업 지수인 차이신 지수가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도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중국경제가 올해 목표치인 성장률 7% 달성이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 중국, 신창타이 전환 과정서 주기적 충격 예상…대비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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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금 일인당 국민소득 1만불을 앞두고 중진국 함정에 빠져있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중국이 이제는 기존의 성장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구조를 만들어야 함정을 벗어날 수 있다. 즉 중국이 말하는 신창타이(신상태:新常態)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로 가는 과정이 대내외적으로 순탄치만은 않다. 이 과정에서 중국발 충격이 주기적으로 찾아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산업연구원 조영삼 기업분석실장은 "예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중국이 안 좋아지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면서 "중국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번과 비슷한 (경제) 충격과 변동성이 주기적으로 일어난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의 고도성장에 기대서 성장해온 우리나라의 전략도 그래서 이제는 바뀔 때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중국이 그동안 보완적 관계로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중국 경제가 잘된다고 우리 경제가 저절로 잘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구조가 수출에서 내수 위주로 바뀌고 있고, 제조업도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우리나라와 경합하는 상품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실장은 "이제는 더 이상 중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대응해서는 안 되고, 중국을 지역별, 산업별로 세분화해서 수출 전략을 정밀하게 세우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점차 낮추는 방안을 세우는 것도 앞으로의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