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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피말리는 33시간 연속 협상…어떤 얘기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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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5.24조치 해제 등 논의 가능성…추후 구체적 로드맵 확정

22일 오후 남북 고위급 접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왼쪽 두 번째)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 황병서 북한 군총정치국장(오른쪽 두 번째)과 김양건 노동당비서(오른쪽)이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지난 23일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협상을 시작한지 33시간여만인 25일 새벽 12시 55분쯤 종료됐다. 지난 22일 오후 6시에 시작돼 다음날 새벽 4시에 종료된 1차 접촉까지 포함하면 모두 43시간여 동안 남북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그 결과 이번 접촉의 단초가 됐던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북한은 '북측'이라는 주어를 명확히해 유감을 표명하는 등 남북은 모두 6개항의 공동 보도문을 발표했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은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협상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서"라고 밝혔다.

그는 "근본적으로 지뢰도발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목적)"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협상이 대단히 길어졌고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관계로 시간이 길어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북한에 대해 재발방지를 끈질기게 요청한 이유는 재발방지가 되지 않으면 이런 도발 사례가 또 생기고, 국민의 안전과 안보불안이 되는 도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기 때문에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던 것"이라며 "반면 북한이 목표했던 것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키는 것"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고민한 것은 어떤 조건 하에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것이냐, 즉 재발방지와 연계를 시켜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라는 조건 붙임으로서 여러가지 함축성 있는 목표 달성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시간 많이 걸리지 않았는가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접촉에서 우리 측의 핵심 요구 사항은 DMZ 지뢰 폭발 사건 등 최근 일련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북측의 책임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고 북측의 핵심 요구 사항은 소위 최고존엄을 위협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북한은 그동안 이번 사건이 남측의 자작극이라며 발뺌해왔다는 점에서 사과에 대해 난색을 표명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보니 우리 역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랜 접촉 시간동안 이런 줄다리기가 계속되다 북측은 '사과'에서 '유감'으로 한단계 수위를 낮추고, 직접적인 재발방지 약속 대신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전제를 달아 우리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지금 얘기할 단계 아니다", 구체적인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해당 기관, 담당 부서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남북이 1, 2차를 통틀어 43시간동안 마주앉은 접촉에서 향후 정상회담과 남북관계 개선, 그리고 교류 증진을 위한 대략의 로드맵까지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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