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 쩐의 전쟁인가? 쩐의 저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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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볼까요.

◆ 김성완> 남북이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서울 강남에서는 또 다른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입찰 전쟁인데요. '쩐의 전쟁인가, 쩐의 저주일까',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말씀하신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신청 마감일이 오늘 아닌가요?

◆ 김성완> 맞습니다. 지금 입찰신청을 하려고 했던 기업들은 속이 타들어갈 것 같은데요. 마감 시간이 지나고 입찰가를 확인하게 되면 누가 이 쩐의 전쟁에서 승리할지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입찰가가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지난번 논란이 됐던 삼성동 한전부지 바로 옆에서 한 100m 정도밖에 안 떨어진 곳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성완> 개발가치가 굉장히 높은 그런 금싸라기 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한전부지에 비해서 감정가가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한전부지 넓이가 약 8만㎡, 감정가가 3조 3000억이었거든요. 그런데 서울의료원 부지는 땅 면적으로 따지면 그의 한 40% 면적입니다. 그러니까 3만㎡가 조금 넘거든요. 그런데 감정가가 9700억밖에 안 나온 상황입니다. 땅 면적만 따지고 보면 감정가가 1조 4~5000억 정도는 나와야 되는 건데. 한전부지는 지하철역쪽이고 서울의료원은 탄천쪽을 바라보고 지하철을 등지고 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가가 좀 낮게 평가가 됐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산술적으로 나와야 되는 감정가보다 적게 나왔다는 분석인데, 시민단체인 경실련에서는 헐값매각이 아니냐, 그래서 서울시에 매각 결정에 반대하기도 했었잖아요.

◆ 김성완> 경실련이 극렬하게 반대를 했다, 이렇게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강남 일대 준주거지역, 그러니까 지금 서울의료원 부지가 준주거지역으로 이미 용도변경이 됐습니다, 이 준주거지역의 3.3㎡당 시세가 1억 3000만원 정도 하거든요. 이 기준을 적용해서 부지 감정가를 계산해 보면 최소한 3조원은 나와야 되는 땅이다, 이걸 9700억밖에 안 매겼다고 하는 것은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려고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렇게 반대를 했던 겁니다. 그래서 혹시 박원순 시장이 치적쌓기용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의혹이 있었는데요. 박 시장의 입장에서는 부채를 줄여야 하는 그런 처지이기도 하니까 일단 팔 건 팔고, 또 사들여야 할 필요가 있는 땅은 또 사겠다, 이런 식으로 반박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논란 끝에 입찰까지 간 상황인데요. 땅의 개발 가치나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적게는 입찰가를 한 1조원 보는 경우도 있고, 많게는 2조원 혹은 그 이상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 박재홍> 언론 보도를 보면 삼성과 현대가 지금 이 땅에 관심이 많잖아요.

◆ 김성완> 네, 맞습니다. 지난번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두 기업이 붙게 된 상황이 됐다, 이런 건데요. 그래서 2차대전이다, 이런 얘기까지 나옵니다.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째, 삼성동 주변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욕구가 두 기업이 굉장히 강합니다. 지난번에 아시다시피 한전부지 매각 때도 두 기업이 경합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 박재홍> 그랬죠.

◆ 김성완> 삼성은 초대형 복합 상업단지를 개발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고. 현대는 계열사를 다 입주시키는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만들겠다, 이렇게 했었는데. 결국 현대의 승리로 끝났었죠. 그만큼 강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 위 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땅 개발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한 게 첫번째 이유가 될 것 같고요. 둘째, 이미 주변에 개발 가능한 땅을 이미 두 기업이 갖고 있다는 겁니다. 현대는 한전부지를 이미 갖고 있는 거고요, 입찰을 받았으니까. 서울의료원과 한 블록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입니다. 위치상으로 크게 그림을 그려가지고 한 블럭을 다 통으로 개발할 수도 있는 그런 땅이라고 볼 수 있고요. 삼성 같은 경우에도 서울의료원 바로 옆 부지, 그러니까 옛 한국감정원 부지를 4년 전에 사들였어요. 이게 한 1100㎡ 넓이인데. 삼성생명이 4년 전에 2328억원에 사들였습니다. 그러니까 삼성 입장에서 한전부지는 사들이지 못했지만 이번에 서울의료원 땅을 사들이면 뒤쪽을 하나로 묶어가지고 개발이 가능하다, 이런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셋째, 현금동원 능력이 두 기업이 굉장히 좋다, 이런 건데요. 국내 대기업 중에서 2조, 3조원이라고 하는 현찰을 갖고 있는 기업은 삼성하고 현대 정도밖에 없지 않겠느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두 기업의 주력계열사인 삼성생명과 현대건설이 이번 입찰에 참여할 거다,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렇게 입찰에 성공을 해서 땅을 받게 되어도 좋은 게 아니다, 승자의 저주를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잖아요.

◆ 김성완> 지난번에 현대가 입찰가 얼마 썼었습니까?

◇ 박재홍> 10조원 넘게 쓰지 않았나요, 10조원.

◆ 김성완> 10조 5500억원을 썼다고 이렇게 나오고 있거든요. 당시 감정가의 3배 이상을 써내서 기업들도 그렇고 모두 입을 딱 벌렸었죠. 아무리 통이 커도 저렇게 하냐, 이건 너무 지나친 과욕 부린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했었었죠, 그때.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현대한테 그렇게 썩 좋은 결과만은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낙찰 후에 현대, 기아차 주가가 쭉쭉 빠지기 시작했거든요. 석 달 사이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을 했는데요. 그 수렁에서 지금까지 사실 못 헤어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내수도 침체화되어 있는 상황이고 중국의 시장점유율도 급속하게 빠지고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 한전부지를 낙찰받기 직전까지는 현대가 굉장히 잘 나간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딱 낙찰받고 난 다음 어느 순간부터 시작해서 현대 주가도 빠지고 현대기업의 사세가 급격히 위축되는 이런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그런 것 때문에 꼭 이게 부동산 개발에 참여를 한다고 해서 기업한테 이익만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관측이 나오고 그래서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이번에도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성완> 잘못 얘기하면 저주를 우리가 퍼부은 것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건 아니고요. 하지만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있습니다. 사실 기업들이 모든 일을 경제 논리, 기업 논리로 풀어가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외의 논리로 자꾸 접근하는 이런 방식 때문에 자꾸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나오는 것 습니다.

◇ 박재홍> 어떻게 보면 자존심 싸움 모습도 있고요.

◆ 김성완> 네, 맞습니다. 삼성하고 자존심 싸움하겠다고 해가지고 결국은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써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얘기까지도 나오는 거거든요. 우리가 마천루의 저주라는 말도 하잖아요. 롯데 같은 경우에,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123층 제2롯데월드 만들다가 결국 지금 형제의 난을 맞는 이런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결국은 기업이 기업적인 논리가 아니라 그외적인 어떤 총수의 뚝심이나 이런 방식으로 접근할 때 꼭 나중에 가서 문제가 발생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기업들이 500조원이 넘는 유보금 쌓아놓고 꼭 부동산 개발만 해야 되는 거냐, 일자리 늘리는데 이만큼 투자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네요. 일자리 늘리는 데 돈을 써라, 이 말에 공감하는 분들 많을 거 같습니다.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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