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7년차인 제조업체 종사자 A씨는 10개월 된 첫째 아이 육아 때문에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육아휴직을 고민하게 됐다. 육아휴직을 하려면 부서장 승인이 필요해 부담됐지만, 다행히 승인을 받아냈다.
육아휴직에 들어간 A씨는 "아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추억들이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임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A씨와 같은 '용감한 아빠'들이 늘고 있다. 회사 내 눈치를 보느라, 사회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남성 직장인들은 육아휴직을 망설였지만, 이제 서서히 그 장벽을 허물고 있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말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은 4.2%였으나, 올해 상반기말에는 5.1%로 높아졌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5%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상반기말 1천573명이었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올해 상반기말 2천212으로 40.6% 급증했다.
전체 육아휴직자는 같은 기간 3만7천373명에서 4만3천272명으로 15.8% 늘었다.
남성 육아휴직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서 활발했다.
남성 육아휴직자 중 근로자 수 300인 이상 대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말 50%였으나 올해 상반기말 55.7%로 높아졌다. 반면, 여성 육아휴직자 중 대기업 비중은 47.7%에서 47.2%로 낮아졌다.
남성 육아휴직자의 절반 이상인 64.5%는 서울·경기 지역에 몰려 있었다. 산업별로는 제조, 출판·방송통신·정보서비스, 도·소매 종사자가 많았다.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은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을 줄이고, 줄어든 임금 일부를 고용보험에서 지원받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중소기업에서 활발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자는 지난해 상반기말 516명에서 올해 상반기말 992명으로 급증했는데, 전체의 76%를 중소기업이 차지했다.
고용부 나영돈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주변의 시선을 뿌리치고 육아휴직을 택하는 '용감한 아빠들' 덕분에 남성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가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남성의 육아 참여는 부모의 역할이자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남성 육아휴직의 확산을 위해 19일부터 11월 8일까지 '남성 육아휴직 수기 공모'를 진행해 최대 1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