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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은 잦고 外人은 1명씩' 프로-아마 첫 날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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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뱅그라 (사진 제공/KBL)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첫 날 경기가 열린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 한선교 전 KBL 총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선교 전 총재는 관중석에 앉아 2경기를 모두 관람했다.

한선교 전 총재는 재임 기간인 2012년 프로농구 팀들과 대학 농구 팀들의 대항전을 만들었다. 농구계가 10년이 넘도록 풀지 못한 숙제를 풀었다. 초대 대회는 시즌 도중 개최된 관계로 흥행이 저조했고 논란도 많았다. 그러나 2013년 여름 2회 대회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프로-아마 최강전의 안정된 연착륙은 한선교 전 총재의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3회 대회가 열렸다. 작년에는 국가대표팀 일정이 많아 대회 개최가 불발됐다.

흥행 요소는 있다. 지난 대회에서 이승현, 이종현을 앞세운 고려대가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동생'의 반란에 농구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게다가 올해는 프로농구 개막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형님'의 전력도 상당히 올라온 상태다. 지난 2회 대회와는 달리 프로가 보다 프로다운 모습으로 대회에 임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올해 대회는 프로 팀들이 먼저 토너먼트를 치르고 1라운드를 통과한 팀들이 2라운드에서 대학 팀들과 맞붙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로 팀들끼리의 대결에서는 외국인선수의 출전이 가능하다. 차기 시즌 달라지는 규정도 적용된다. 2,3쿼터에서는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뛸 수 있다(차기 정규리그 4라운드부터 적용되는 규정).

따라서 올해 프로-아마 최강전은 각 팀들이 뽑은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을 미리 엿보고 더 나아가 달라지는 규정이 정규리그에 끼칠 영향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대회 첫 날에는 그 의미가 조금은 퇴색됐다.

개막전을 치른 울산 모비스와 부산 케이티는 4쿼터 내내 외국인선수 1명 이하를 출전시켰다. 2명 동시 출전의 기회를 활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2명 동시 출전은 3라운드 이후부터니까 일단 외국인선수들이 한국 농구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동현 케이티 감독도 "2명이 동시에 뛸 것을 대비해 어제 연습을 했는데 모비스가 2명을 뛰게 하지 않아 우리도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 3라운드까지는 1명이 뛰니까 1명으로 갔다"고 말했다.

두 감독의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니다. 8월 초에 입국한 외국인선수들은 여전히 적응 기간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3라운드까지는 외국인선수 1명 출전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2명 출전을 강행할 이유는 없다.

개막전에 이어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원주 동부의 경기에서도 외국인선수 2명 동시 출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자랜드에서는 알파 뱅그라, 동부에서는 로드 벤슨 한 명씩 뛰었다.

여기에도 이해할만한 이유가 있다. 동부는 최근 2라운드에서 뽑은 외국인선수의 교체 절차를 밟고 있다. 전자랜드는 1라운드에서 선발한 안드레 스미스가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뛰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선수 2명 동시 출전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비시즌 내내 굵은 땀방울을 흘린 국내 선수들의 기량을 볼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의미는 있었다.

첫 날 경기를 통해 또 하나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나타났다.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이다.

KBL은 대한농구협회와의 협의를 통해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의 프로-아마 최강전 출전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첫 날 경기에서 대표팀에 속한 주요 선수들이 뛰지 않아 농구 팬들의 맥이 다소 풀렸다.

케이티의 조성민은 아예 유니폼도 입지 않았다. 발목 부상 때문이었다. 조성민은 부상 때문에 최근 대표팀 경기에도 뛰지 못했다. 오랜만에 농구 팬 앞에 설 기회였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모비스에서는 양동근이 결장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 전 양동근의 출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끝내 코트를 밟지 않았다. 대표팀 차출로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은 "그동안 고생한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뛸 수 있게끔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동부의 경우 김주성이 결장한 가운데 대표팀 멤버이자 1회 대회 MVP 윤호영이 30분 이상 뛰어 오랜만에 농구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프로-아마 최강전을 비시즌 평가전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프로 팀들이 적잖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고 2015-2016시즌 초반에는 소속팀에 합류할 수 없다. 따라서 각 팀들이 본격적인 시즌 대비를 위해 대표팀 선수의 역할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이번 대회를 소화해도 문제 제기를 하기는 어렵다.

심판 휘슬도 대회 첫 날 이슈 중 하나였다.

KBL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각 구단에 슛 동작과 관련된 반칙을 엄격히 불겠다고 공지했다. 규정에 변화가 생기면 초반에는 혼란스럽다. 그 결과 모비스와 케이티의 개막전에서 무려 55번이나 휘슬이 불렸고 그 중 40개가 자유투가 뒤따르는 반칙이었다. 경기의 러닝타임은 2시간을 훌쩍 넘겼다. 앞으로 대회 기간에 지켜봐야 하는 이슈 중 하나다.

그래도 대회 첫 날 볼거리는 많았다. 전자랜드의 단신 외국인선수 뱅그라와 케이티의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화려한 기술로 농구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케이티의 이재도, 동부의 허웅 등 젊은 선수들도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대회 둘째 날인 16일에는 볼거리가 더욱 풍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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