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1일 오후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DMZ내 북한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함지뢰 폭발로 부상당한 김정원 하사를 위로방문해 위로의 말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군 당국이 북한의 '지뢰도발'에 대한 혹독한 보복을 공언한 가운데 당시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김정원(23) 하사의 대인배적인 발언이 관심을 끌고 있다.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김 하사는 지난 11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병문안을 받고 "강경대응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래도 직접적으로 강경하게 하는 것은 북한의 의도에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같이 있었던 동료들이 안 다쳤다는 것을 듣고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동료들의 안부를 먼저 챙겼다.
특전사 출신인 김 하사는 2차 지뢰 폭발 때 다리를 크게 다쳤다.
그런 상황에서도 먼저 부상당한 하모(21) 하사에게 엄폐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영웅적 행동으로 군인정신의 귀감이 됐다.
같은 특전사 출신인 문 대표는 크게 감탄하며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반면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다른 전우들은 북한군에 대한 불타는 적개심과 복수심을 드러냈다.
문시준(24) 소위는 "다시 지역으로 가서 해당 적 GP를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아군이 그렇게 고통을 느낀 만큼 수만배 갚아주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며 "기회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문 소위의 이런 '독한' 말은 김 하사 등과 달리 자신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은데서 오는 미안한 감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장병들의 신체적 부상과 마음의 상처도 보살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군 수뇌부의 냉철한 전술·전략적 판단이다.
현장에 있던 장병들의 말마따나 즉각적 보복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차분하되 보다 효율적인 대응책을 모색할 수도 있다.
군의 사기도 생각해야 하지만 통제불능의 충돌 국면으로 이어지는 것은 결단코 막아야 하는 고난도 방정식이다.
하지만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하나만 놓고도 벌써부터 말이 많다.
북한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기에는 너무 약하다는 비판과 함께, 오히려 북한의 가장 아픈 곳을 자극해 추가 도발을 유도하려는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뿐만 아니라 군이 강경 일변도로 나가는 것은 경계 실패 등에 따른 문책 회피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대 젊은 장병들이 사선에서 보여준 사심없는 군인정신을 되새긴다면 문제도 어렵지 않게 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