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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신동빈의 사과, '영혼없는 소리'로 들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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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박종민 기자)

 

11일 국민 앞에 사과하러 나온 신동빈 롯데 회장 모습은 당당했다.

일본인이 한국말을 억지로 흉내내는 듯 어눌했지만 그의 당당함의 근거는 무엇보다 자신이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얼굴이자 모든 주도권은 자신이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병들고 노쇠한 아버지를 앞세워 자신을 공격한 형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여러모로 보여주려 했다는 평가다.

이 부분을 의식해 '경영과 가정사의 구분'에 대해 잘라 말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신 회장은 "아버지와 형과 화해가 가능하다"면서도 "경영과 가정사는 별개다. 롯데그룹에는 전 세계에 18만 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며 경영권 부분에 타협의 여지가 추호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아버님'이란 단어를 네 차례나 사용하는 등 부자간 돈독함을 애써 드러내려 한 것도 다분히 형을 의식한 듯 보였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신 회장이 또 이날 회견에서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롯데가 '한국기업'이라는 것이었다.

'그룹 전체 매출의 80%가 한국에서 나온다', '아버지가 일본에서 번 돈을 고국에 투자하기 위해 한국에 롯데를 설립했다'고 얘기한 게 그 연장선으로 읽힌 부분들이다.

돈은 한국에서 벌어서 일본으로 가져간다는 온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이를 부정하려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현재의 지배구조를 완전히 바꾸기 전까지 토종기업이라고 해봐야 '공허하고 영혼없는 외침'으로 들린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그룹 중 가장 복잡하게 얽혀있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계획대로 진행될지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국 롯데 지분 계열사를 상당 부분 점하고 있어 이 부분이 순환출자 고리를 푸는데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증권사 한 관계자의 분석은 의미있어 보인다.

신 회장이 연말까지 80% 이상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현재 416개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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