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곳곳의 피서지는 무더위를 피해 찾아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한낮 최고 기온은 경남 합천이 37.2도로 가장 높았고, 경북 경산 37.2, 전남 광양 37, 서울 31도 등으로 지난주부터 계속된 찜통더위가 이날도 이어졌다.
대구와 경남 양산, 창녕, 밀양, 경북 청도, 칠곡, 성주, 고령, 경산, 전남 광양, 구례, 곡성 등에 폭염경보가 내리는 등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도 발효됐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
휴일에 더위를 피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아 서로를 향해 물을 뿌리던 시민들의 입가에는 함박웃음이 번졌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권내영(40·여) 씨는 "직장 때문에 주말에도 멀리 나갈 수가 없어 올해는 한강에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한다"며 "그늘에 앉아 아이들이 물놀이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흐뭇해 했다.
곳곳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친구들과 함께 부천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조광희(16) 군은 "오는 길에 폭염특보가 내렸다는 긴급 재난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며 "시원한 바람도 불고 경치도 좋아 오는 길이 즐거웠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도 오늘 하루 70만 명의 피서객이 몰리는 등 전국의 피서지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나온 백용대(45) 씨는 "바람도 시원하고 사람도 많아 좋다"며 "요즘 답답한 일이 많았는데 바닷바람을 쐬고 나니 근심과 걱정이 다 날아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전국 곳곳에서 물놀이 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 20분쯤 경기도 여주 남한강 변의 한 물놀이장에서 악취가 나면서 어린이 수십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사고로 물놀이하던 어린이 60여 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물놀이장의 기계 오작동으로 소독약이 과하게 유입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오후 12시 40분쯤 전북 장수군의 한 저수지에서는 물놀이하던 이모(45) 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이날 오후 경남 합천에 있는 합천창녕보 주변 강에서 물놀이하던 1명도 숨졌다.
지난 8일 오전 전남 완도군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이안류가 발생해 물놀이하던 관광객 30여명이 깊은 바다로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과 소방당국 등은 해상 오토바이 등 구조장비를 동원해 튜브 등에 의지해 위태롭게 떠있던 물놀이객들을 모두 구조했다.
이안류는 해안으로 밀려오다가 갑자기 먼 바다로 빠르게 되돌아가는 역파도를 뜻한다.
기상청은 10일에도 남부지방과 중부 일부지방의 낮기온이 33도 이상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계속되다가 11일부터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