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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고백 "집안 어른, 독립유공자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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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포상은 후손의 잘못... 최초 양심선언.

- 선비 출신으로 줄곧 고향에 있던 증조부.
- 당숙의 신청으로 유공자 등록. 보상금 받아.
- 이명 쓰던 독립운동가 공적과 흡사한 부분 있어.
- 보훈처에서도 잘못 파악, 국가유공자로 선정.
- 거짓, 왜곡된 항일 공과로 서훈 받은 사례 많아.
- 보상금은 국고이자 혈세, 양심 그만 속여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8월 5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영진 감사 (광복회 대전충남지부)

◇ 정관용> 벌써 몇 달 전부터 대전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하지도 않은 동명이인의 후손이 수십 년 동안 독립유공자 혜택을 받고 있다, 이런 의혹이 제기가 됐고 지금 광복회 대전지부가 ‘보훈처, 왜 이런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조치를 안 하느냐?’ 감사원에 감사청구까지 하는 그런 일들이 쭉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바로 그 대전지역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독립유공자의 후손께서 ‘우리 집안 어른, 독립운동 하지 않았다. 서훈 취소해 달라’ 최초의 양심고백을 하셨다고 그래요. 그래서 좀 소식을 듣고자 광복회 대전충남지부의 김영진 감사를 연결하겠습니다. 김 감사님, 나와 계시죠?

◆ 김영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방금 제가 몇 달 전부터 대전지역에 있었던 일들을 간략히 좀 소개를 했는데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이분이 광복회 대전충남지부로 찾아오신 겁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 김영진> 그 독립운동가는 김정필 선생이라고 돼 있는데요. 이분이 전에 있었던 김태원 선생, 대전에 있는 김태원 선생 가짜로 나왔던 그분의 같은 문중이십니다. 집안이시죠. 그러지 않아도 이분께서 예전에 그 당시 조상들께서 독립운동을 하시지 않았다는 얘기를 수십 년 전부터 들어오셨답니다. 그랬는데 양심고백을 하기가 그 기회와 시간이 맞지 않아서요. 쭉 고민을 해 오시다가 이번에 대전 김태원의 가짜 의혹 사건이 마침 집안 내에서 불거지면서 결심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연락을 하셨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전화를 하신 거예요?

◆ 김영진> 그렇죠. 유공자가 돼 계신 분이 증조할아버님이세요. 이러이러한 내용이 있으니 좀 만납시다. 이렇게 된 거죠.

◇ 정관용> 만났더니 뭐라고 하시던가요?

◆ 김영진> 이분을 만나 뵈니까 이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세요.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다. 안 하셨기 때문에 안 했다고 하는 것이고 그 최봉수 의병장과 같이 운동을 하시다가 나중에 만주에 가셔서 전투하시다 사살되어 있는 걸로 되어 있는데 그것이 아니다. 선비 출신으로 줄곧 고향에 계셨다.

◇ 정관용> 만주엔 가시지도 않았다?

◆ 김영진> 네, 그렇게 말씀을 하시고 시신도 이쪽에 대전 동구에 있는 지역에다가 묘소도 만들었다가 그때 수습을 할 때 봤다는 거예요. 그러면 예를 들어서 중국 만주에서 그분 시신을 지니고 여기까지 와서 수습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 정관용> 그렇죠.

◆ 김영진> 그래서 그런 여러 정황으로 봐서 아니다. 그리고.

◇ 정관용> 잠깐만요. 그러면 그 집안에서는 그 증조부께서 독립운동 하신 분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거죠?

◆ 김영진> 네, 그렇죠. 집안에서는 알았죠.

◇ 정관용> 그런데 독립유공자라고 하는 제도 자체가 다 누군가 신청해야 공적조사한 후에 인정하고 그 후손한테 혜택주고 이러는 것 않습니까?

◆ 김영진>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럼 누가 신청을 했다는 거죠?

◆ 김영진> 이번에 양심고백을 하신 분의 당숙 되시는 분이 계시답니다. 그러니까 아버님과 사촌 간이시겠죠. 그분께서 그때 보상금을 좀 받으시려고 그렇게 등록을 하신 모양이에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원필이라고 하는 독립운동가가 계신데 그분과 이 김정필이라고 하는 할아버님과 이명으로 같이 쓰고 있어요. 이름을 두 개로 같이 쓰고 있단 말이죠.

◇ 정관용> 그래요.

◆ 김영진> 네, 그래서 그 김원필 선생의 공적과 흡사한 부분이 있고. 그래서 그런 것이 아마 보훈처에서 잘못 오류 돼서 선정이 되지 않았는가, 서훈이 되지 않았는가 이런 생각이 들죠.

◇ 정관용> 그러면 궁금증이 따라서 나오는 게 아마 그 당숙께서는 지금 문제가 된 증조부, 김정필이라고 하는 어르신께서 김원필이라고 하는 이름을 동시에 쓰고 있는 걸 알았던 것 같고. 그리고 김원필이라고 하는 독립유공자가 공적이 많이 있는 것도 아셨던 것 같아요. 그렇죠?

◆ 김영진>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이분의 공적인 것처럼 어찌 보자면 사기를 치신 거네요, 그렇죠?

◆ 김영진> 글쎄요.

◇ 정관용> 그리고 보훈처는 거기에 그냥 속아 넘어간 거고.

◆ 김영진> 네. 그런데 그때 당시 이분들은 92년도에 애국장이라는 서훈을 받으시고 그 훨씬 전에 68년이죠, 아마? 1968년에 이분들 서훈 신청이 됐을 거예요.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정확한 자료조사가 힘들었을 겁니다, 아마. 저희가 봤을 때. 그러니까 이제 족보에 김정필이라고 하시는 어른이 족보를 보면 이명이 원필로 나옵니다.

◇ 정관용> 이름이.

◆ 김영진> 네, 그러니까 이명으로 나오는 거죠. 이명으로. 그렇기 때문에 보훈처에서도 원필이라는 존함으로 조사를 하게 되면 이북에서 작고하신 그분이 튀어나올 수 있으니까.

◇ 정관용> 그 문제가 된 당숙께서 신청한 건 벌써 68년이네요. 오래 된.

◆ 김영진> 네.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신청할 때 이 당숙은 그러면 그분의 독립유공자 분의 직계혈손... 아, 직계혈손일 수 있겠군요, 사촌이면.

◆ 김영진> 네, 그래서 그분께서 국가에서 주는 보상금을 받으셨던 모양이에요. 받으시다가 나중에...

◇ 정관용> 독립유공자 후손이 되면 보상금을 일시에 주는 게 아니고 계속 주지 않나요?

◆ 김영진> 그렇죠. 매월. 지금은 매월 지급하고 있죠. 그때도 아마 거의 매월 지급했을 텐데 그때는 금액이 좀 적었을 테고 1991년도는 큰 차이가 나지 않겠습니다마는 매월 지급하죠. 보상금으로요.

◇ 정관용> 그 당숙분이 매월 받다가 어떻게 했다고요?

◆ 김영진> 매월 받다가 나중에 이번에 양심선언을 하신 분께서 가서 물어보셨답니다. 우리 할아버님께서 진짜 운동을 하셨냐? 하셨다. 그런데 왜 당숙께서 그 보상금을 받고 계시냐는 식으로 얘기가 됐었는 모양이에요.

◇ 정관용> 그렇겠죠.

◆ 김영진> 아버님이나 누구나. 왜 우리 할아버지가 운동을 하셨는데 당숙께서 받으시냐, 이런 식으로 얘기가 됐었겠죠. 그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그래서 당숙께서 이번에 김 아무개라고 나오신 분. 그분의 선친한테 보상금을 돌려줬답니다. 지급받게 하기로.

◇ 정관용> 아, 그래요?

◆ 김영진> 그리고 또 그때부터 그런 규칙이나 이런 것이 명확하게 돼서 정통 혈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걸로 이렇게 바뀌었는 모양이죠.

◇ 정관용> 그러면 이번에 양심고백하실 때까지 계속 그 보상금을 받아오셨겠네요?

◆ 김영진> 이분이 받으신 건 아니고 이 선친 분께서 받으셨죠.

◇ 정관용> 아버님께서.

◆ 김영진> 네.

◇ 정관용> 아버님은 작고하셨고?

◆ 김영진> 작고하셨고요.

◇ 정관용> 이런 양심고백. ‘우리 증조부, 독립유공자로 되어 있는데 사실은 아닙니다. 서훈도 취소해 주세요’ 이것 처음이죠?

◆ 김영진> 네, 아마 저희가 알기로는 없었던 일이랍니다, 이런 일이. 다들 그 반대였겠죠. 이번에 대전 김태원 선생 같이 가짜인데 진짜라고 주장을 한다든가 이런 경우가 많았겠죠. 이런 경우는 좀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 정관용> 느낌이 어떠세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주시면?

◆ 김영진> 저희는 그 양심선언을 하신 분을 상당히 존경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훌륭하신 분이 있으신가. 그리고 바로 이런 분들이, 이런 분들 말씀은 우리가 조상에게 오히려 거짓 포상을 한 것은 우리 후손의 잘못이다라고까지 말씀을 하시고요. 이런 분들이 이번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면서 포상 대상이 오히려 돼야 되지 않겠느냐.

◇ 정관용> 이런 분이?

◆ 김영진> 네. 이런 분이 포상을 받음으로 인해서 사실 가짜이거나 또는 왜곡되어서 잘못된 일로 친일과 항일의 공과가 정확하게 나뉘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훈을 받은 분들이 많이 계세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영진> 그분들이, 이런 분들도 좀 본을 받으셔서 우리도 양심을 그만 속이고. 이제 그때 어려웠으니까 우리가 그렇게 해서 보상금을 이렇게 받아서 유지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제 형편도 좀 나아졌으니까 우리도 국고의 혈세를, 국가의 혈세를 갖다가 축내는 일이 있으면 안 되겠다라든가. 이런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는 참 그분을 내심 상당히 존경하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네. 맞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영진>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정관용> 그래요. 진실보다 위대한 건 없죠. 광복회 대전충남지부 김영진 감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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