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직업병과 관련해 조정위의 권고안을 일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3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우선 1천억원 규모의 사내 기금을 조성해 반도체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직업병 보상금 지급과 예방, 연구를 위해 쓰기로 했다.
다만 "조정위가 권고한 사단법인 설립은 시일이 많이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어 해법이 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삼성전자는 이어 "기금을 조성하면 법인 설립에 따르는 절차 없이도 신속하게 보상을 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상주 협력사 퇴직자도 자사 퇴직자와 동일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해 보상하기로 했다.
보상 대상은 2011년 1월 1일 이전 입사해 반도체와 LCD 생산 등의 라인에서 1년이상 업무를 하다 1996년 이후 퇴직한 사람으로 한정했다.
보상 질병은 조정위가 권고한 12개 항목 중 유산·불임군을 제외한 11개 항목을 대상으로 했다. 개념이 불분명하거나 광범위한 질환 등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의 판단을 구하겠다고 삼성은 밝혔다.
삼성은 별도의 보상위원회를 구성하고 창구를 개설해 보상 신청을 접수할 방침이다.
삼성은 또 질병 예방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종합진단팀을 구성해 실행하기로 했다. 근로자들의 건강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도 발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약속한 모든 내용에 대해 즉각 실천에 들어가겠다"며 "문제 해결 과정에서 가족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반영해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발표 안을 가족대책위와 시민단체 반올림 등 이해당사자들이 수용하면
최종 확정된다.
앞서 조정위는 지난달 23일 삼성전자가 1천억원을 기부, 이를 바탕으로 법인을 설립해 공익사업을 수행토록 하는 조정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