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방미(訪美) 일정을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세미나로 마무리한다. 오는 3일 귀국과 동시에 본격적인 ‘오픈프라이머리 띄우기’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현지시간으로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일정을 소화한다. 이날 예정된 행사 중에는 ‘정치혁신을 위한 오픈프라이머리 정책간담회’가 있다.
동행한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미국 정계에 진출한 한국계 정치인들이 참석하는 행사다. 이날 환영사는 미셸 박 캘리포니아주(州) 오렌지카운티 슈퍼바이저(공동시장 격)가 맡는다. 미셸박은 지난해 11월 오픈프라이머리 형태로 치러지는 경선을 거쳐 당선됐다.
김 대표 입장에선 오픈프라이머리의 본고장에서 그 장점을 배우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김 대표가 이날을 마지막으로 귀국길에 오르는 시점은 한국시간으론 2일로 다음날인 월요일 ‘오픈프라이머리 행보’가 부각되는 타이밍 계산도 깔려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실시되는 각종 선거의 경선 방식은 오픈프라이머리 중에서도 탑투(TOP2)프라이머리에 해당한다.
탑투프라이머리는 ‘최다득표 경선제’로도 불리는데, 경선을 통해 2명의 최다득표자가 선출되면 이들에 대한 최종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캘리포니아의 한국계 정치인이 대거 정계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도 거론된다.
최종적으로 ‘1:1’ 구도를 형성하기 때문에 정치 신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져 현역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에게도 불리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정치 신인의 진입장벽을 높게 한다’는 비판을 받는 오픈프라이머리의 단점을 보완한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제한한 바 있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야당과 당내 친박(親朴·친박근혜) 진영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김 대표에겐 검토해볼 가치가 충분한 방식일 수 있다.
‘탑투프라이머리 카드’로 오픈프라이머리에 가해지는 공격의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경우 당 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역 기득권 지키기에 다름 아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비판을 완화해 도입 문턱을 낮추더라도 최종적으론 ‘여야 동시 실시’라는 전제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가 충분히 명분을 쌓은 뒤 오픈프라이머리에 준하는 ‘전 지역구 경선 실시’ 카드로 한 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내 국민공천제추진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3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오픈프라이머리 실시까지 갈 동력은 충분히 않지만, 전략공천 없이 전 지역구에서 경선을 실시한다는 김 대표의 확고한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국민공천TF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좌절될 경우 대안으로 제안할 ‘경선 룰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당원과 일반 국민의 경선 참여 비율을 ‘5:5’로 하고 있는 규정을 개정해 일반 국민의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당내에서는 일반 국민 선거인단의 비율을 70~80%까지 높여 개방형으로 경선을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럴 경우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오픈프라이머리의 취지와 “고비용의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친박의 반박이 다시 격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