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선거구 획정 기준과 의원정수 확대 유지 논의를 위한 공직선거법 심사소위에서 정문헌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 문제가 정치권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민의를 가장 제대로 반영하는 길"이라며 정치개혁 방안으로 도입을 촉구했지만, 새누리당은 '의원 정수 확대'만 부각시켜며 반(反)개혁적이라고 반대하고 나섰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도입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의원수 확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논점이 곁가지로 흐르고 모양새다.
이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현재의 정수를 지키면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기본적인 취지는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지역구+비례대표)을 배분하자는 것이다. 유권자의 표심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수 있기 때문이다.
또 권역별 비례제는 고질적인 지역구도를 깰수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선관위가 지난 2월 정치권에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2대1로 조정한 권역별 비례제 도입을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는 이유는 거대 정당의 의석수가 줄어 들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19대 총선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새누리당은 전체 152석에서 141석으로 감소한다.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도 127석에서 117석으로 줄어든다.
선관위 시뮬레이션은 현행 300석 유지를 전제로 한 것이다.
거대 양당에서 빠지는 의석수는 각각 11석(새누리당)과 10석(민주통합당)은 큰 차이는 없다.
반면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 등 군소정당은 각각 5석과 21석이 증가한다.
이는 그동안 몸집이 큰 두 정당은 실제 얻은 득표율보다 훨씬 많은 의석수를 차지했고, 군소정당들은 득표율에 한참 못미치는 의석수를 배분받은 현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거대 정당의 '기득권'을 깨는 방아쇠가 될수 밖에 없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소선거구제와 단순 다수대표제가 결합된 현 선거제도에서는 거대 정당이 과대 대표성을 가졌다"며 "권역별 비례제가 도입되면 20석이 넘는 새로운 원내 교섭단체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 시뮬레이션을 보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영남.호남을 여야가 양분해 독점하는 지역구도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은 야당 텃밭인 호남(제주포함)에서 4석을, 야당 역시 불모지와 다름 없는 대구.경북지역(TK)에서 5석을 얻게 된다.
민주통합당은 TK에서 16.3%의 정당 득표율을 얻었고,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11.2%를 획득했지만 의석수로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갖는 이런 효과에도 여당이 반대하는 이유는 PK에서 야당이 약진할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은 이 지역에서 30.6%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 민주통합당의 의석수는 3석에서 14석으로 늘어난다. 여당에서는 PK에서의 독점구도가 깨지기 때문에 해당 지역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재선의원은 "권역별 비례대표는 박빙으로 이겼던 지역, 특히 PK지역 의원들이 결사반대하고 있다"며 "판을 흔드는 것에 대해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 권역별 비례대표제 의석 배분, 어떻게 적용하나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권역별로 특정 정당의 득표율에 해당하는 전체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을 빼고 남은 의석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배분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권역별 비례제는 표심과 일치된 의석 분포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