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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하는 180cm' 16년 만의 외국인 포인트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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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가 2015-2016시즌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애런 헤인즈와 조 잭슨(사진 왼쪽부터)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무대에 모처럼 외국인 포인트가드가 등장한다.

고양 오리온스가 2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5-2016시즌 프로농구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한 멤피스 대학 출신의 포인트가드 조 잭슨(23, 180.2cm)이다.

1998-1999시즌 청주 SK에서 뛰었던 혼혈 선수 토니 러틀랜드 이후에 국내 무대에서 활약한 정통파 외국인 포인트가드는 없었다.

1997-1998시즌부터 조니 맥도웰의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작고 강한 파워포워드형 선수가 득세했고 이후 일부 팀들을 제외하고는 외국인선수 쿼터 2명 모두 빅맨 유형의 선수로 채워졌다.

KBL은 차기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제도 변경을 단행했다. 화려한 테크니션의 가세와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 추구를 위해 모든 팀들로 하여금 신장 193cm 이하 선수 1명을 반드시 영입하도록 했다.

다수의 팀들이 2,3번 포지션 더 나아가 파워포워드를 맡을 수 있는 선수를 영입했지만 오리온스는 달랐다. 추일승 감독의 공언대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정통파 포인트가드를 뽑았다. 바로 조 잭슨이다.

◇추일승 감독 "2대2 실력 보고 깜짝 놀라"

추일승 감독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포인트가드 선발 가능성을 밝혔기 때문이다.

오리온스는 포워드 군단이다. 김동욱, 장재석, 이승현, 허일영 등 탄탄한 멤버에 올해 이적시장을 통해 문태종까지 영입했다. 상대적으로 포인트가드 포지션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22일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 잭슨의 지명에 대해 "포인트가드이지만 득점 능력도 갖춘 선수라 마음에 든다"고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추일승 감독은 잭슨의 2대2 공격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동료의 스크린을 활용한 '픽-앤드-롤' 혹은 '픽-앤드-팝' 공격의 달인이라는 것이다.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사진 가운데) [사진 제공/KBL]

 


추일승 감독은 "어떤 선수와 2대2 공격을 해도 자신이 직접 해결하거나 오픈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다. 예술적이다. 미국 선수들 중에서도 아주 잘하는 편이다. 나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추일승 감독은 "다만 신장의 핸디캡이 있는데 실력으로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리온스는 1라운드에서 애런 헤인즈를 지명했다. 정통 빅맨을 선발하지는 못했지만 포워드 라인의 깊이는 더 두터워졌다. 상대의 도움수비를 이끌어 낼만한 골밑 공격 옵션이 부족하다면 움직임이 많은 공격을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그 핵심은 전 세계적으로 대세가 된 2대2 공격이다. 잭슨이 구단의 기대만큼 활약한다면 포워드 라인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잭슨은 운동능력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180cm가 갓 넘는 선수이지만 덩크가 가능하다. 멤피스 대학 시절 스카우트 노트를 보면 "스피드가 대단히 빠르고 뛰어난 점프 능력을 갖췄다"는 표현이 빠지지 않는다.

☞조 잭슨의 대학 시절 덩크 영상 보러가기 (출처-유투브)

◇NBA만 빼면 흠 잡을 데 없는 경력

조 잭슨은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NBA 무대에 근접한 기량을 갖춘 선수다.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잭슨은 고교 4학년 졸업을 앞두고 미국 테네시주의 '미스터 바스켓볼(Mr.Basketball)'로 선정됐다. 테네시주에서 활동한 모든 고교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는 것이다. '미스터 바스켓볼' 수상 경력이 없는 NBA 스타들도 많다.

이어 잭슨은 2010년 맥도날드 올-아메리칸 경기에도 출전했다. 매년 전미 최정상급 고교 스타들을 불러모아 치르는 친선경기다. 일종의 스타 등용문이기도 하다. 그해 출전한 선수로는 카이리 어빙, 트리스탄 톰슨(이상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해리슨 반스(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토비아스 해리스(올랜도 매직) 등이 있다.

(지난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뛰다가 퇴출된 CJ 레슬리도 2010년 맥도날드 친선경기에 뛴 경력이 있다)

2011년 미국 19세 이하 대표팀 출전 경험도 있는 잭슨은 고교 졸업 후 멤피스 대학에 진학했다. 당시 '컨퍼런스-USA' 컨퍼런스에 소속된 강팀(2013년부터 아메리칸 어슬레틱 컨퍼런스로 변경)이다.

잭슨은 큰 경기에 강했다. 멤피스 대학은 잭슨이 입학한 뒤 2년 연속 컨퍼런스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했다. 잭슨은 1,2학년 시절 토너먼트 MVP를 연거푸 차지했다.

잭슨은 3학년 때 전성기를 보냈다. 평균 13.6점, 4.8어시스트, 1.7어시스트를 올렸고 팀은 컨퍼런스 경기에서 16전 전승을 거두며 NCAA 64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잭슨은 '컨퍼런스-USA' 컨퍼런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그러나 잭슨은 NBA에서 뛰기에는 다소 작았다. 2014년 6월 NBA 신인드래프트에 도전했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고 그해 9월 피닉스 선즈와 계약을 맺었지만 시즌 개막을 보름 여 앞두고 방출됐다.

잭슨은 고교에서 대학에 진학할 때, 프로 레벨에 올라 경쟁할 때도 작은 신장과 마른 체격 때문에 고전한 바 있다.

1998-1999시즌 SK에서 뛰었던 토니 러틀랜드(사진 오른쪽) [사진 제공/KBL]

 


◇추억의 선수 토니 러틀랜드

토니 러틀랜드는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다.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시절, 현재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뛰고 있는 팀 던컨과 함께 팀을 이끌었던 경력이 당시 화제를 모았다.

러틀랜드는 1998-1999시즌 SK에서 45경기에 출전, 경기당 32분을 뛰어 평균 11.8점, 5.1어시스트, 4.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편, 올해는 조 잭슨 외에도 190cm 이하의 선수가 3명 더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프랭크 로빈슨(188.3cm), 서울 SK의 드와릭 스펜서(187.2cm), 서울 삼성의 론 하워드(188.5cm)가 있다.

190cm 이하의 선수가 KBL 무대를 노크한 것은 2006-2007시즌 원주 동부의 빈센트 그리어(189.9cm) 이후 처음이다. 2004-2005시즌에는 삼성의 드숀 헤들리(185.7cm)와 알렉스 스케일(186.5cm), 원주 TG삼보의 처드니 그레이(186.5cm) 등 3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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