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은 이벤트 경기보다는 실전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 승패에 대한 부담은 없었지만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이면서 치열한 접전을 만들어냈다. 팀 최강희와 팀 슈틸리케는 3-3으로 비겼다.
올스타전이 끝나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주목할만한 '말말말'을 정리했다.
◇ "릴레이 뛰지 말라고 분명히 얘기했는데…"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전북의 간판 스타 이동국은 올스타전에서도 팀 최강희의 공격을 책임졌다. 그러나 골을 넣지는 못했다. 발리 슈팅을 시도하다 헛발질을 하기도 했다. 최강희 감독의 평가가 궁금했다.
최강희 감독은 하프타임 때 진행된 이어달리기 이벤트를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마지막 주자라고 하길래 뛰지 말라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그걸 뛰더니 후반에 걸어다니고 넘어지고 릴레이의 영향이 큰 것 같았다"며 웃었다.
◇ "전북으로 데려와 벤치에 앉혀버릴까"김호남의 세리머니가 화제다. 팀 최강희 소속의 김호남은 후반전에 골을 넣은 뒤 최강희 감독을 외면하고 슈틸리케 감독을 찾아가 품에 안겼다. 사심이 가득한 세리머니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이다.
최강희 감독은 "뭐 당연히 그 쪽으로 달려가는 게 정상이고, 선수의 마음인 것 같다"면서도 "그걸 보고 저 선수를 우리 전북으로 데려와 벤치에 앉혀버릴까 잠깐 고민했지만 선수의 마음으로 이해하도록 하겠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 "오늘 6골 밖에 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스타전을 준비하면서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아무리 올스타전이라 해도 축구가 장난처럼 비치면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양팀 선수들은 예년에 비해 진지하게 경기를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스타전이 공식 경기보다는 당연히 느슨한 부분이 있다"며 "올해 달라진 것은 예년에 비해 양팀 다 수비적으로 진지하게 강하게 한 결과 오늘 6골 밖에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팀 박지성과 팀 K리그의 구도로 펼쳐진 작년 올스타전의 스코어는 6-6이다.
팀 슈틸리케의 주장 염기훈도 "어제 선수단 미팅 때 경기를 장난처럼 하면 안된다는 얘기에 모두 공감했다. 세리머니는 재밌게 하되 경기는 진지하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 "세리머니 하나 더 준비했었는데…"팀 슈틸리케 선수들은 경기가 막바지로 향할수록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어떻게든 한 골을 더 넣겠다는 각오였다. 이유가 있다.
MVP를 차지한 염기훈은 "사실 세리머니를 하나 더 준비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꼭 골을 넣어야 한다고 했는데 안 들어가서 못 했다"고 말했다.
어떤 세리머니였을까. 염기훈은 "(부상 때문에 뛰지 못한) 이재성이 나와 사진을 찍어주는 세리머니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못하게 돼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염기훈은 "전반전만 뛰고 끝날 줄 알았는데 풀타임을 뛰어 놀랐다. MVP를 예상하지는 못했다. 수상해 기쁘다"고 소감을 남겼다.
◇ "자리를 빛내주신 K리그 팬…정말 멋진 일"올스타전 축제를 완성시키는 것은 역시 팬이다. 이날 안산 와스타디움에는 평일 밤에도 불구하고 2만4772명의 관중이 몰려들어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양팀 사령탑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자리를 빛내주신 선수들과 관중에게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오늘 거의 2만5천명이 오셨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