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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삼성서울병원, 아픈만큼 성숙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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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보죠.

◆ 김성완> 국내 최고 병원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명예가 바닥으로 추락을 했는데요. 병원 부분폐쇄가 해제가 돼서 오늘 아침부터 다시 진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삼성서울, 과연 아픈 만큼 성숙해질까,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삼성서울병원이 진료를 다시 시작하는 게 며칠 만의 일인가요, 그러면?

◆ 김성완> 37일 만의 일입니다. 지난 달 13일 부분폐쇄 조치를 당했거든요. 암이나 심장질환자 같은 재진환자를 제외한 신규환자를 그 이후부터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0시를 기해서 부분폐쇄가 해제가 됐습니다. 행정적으로는 오늘 아침부터 일반환자를 받아도 관계가 없는데요. 삼성서울측은 일단 기존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다음 달 초부터 신규환자를 받기 시작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부분폐쇄가 해제되기 전까지 삼성서울병원은 여러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요. 병원 전체에 대한 소독작업도 계속했고 이동형 음압기를 비롯해서 서울시의 권고사항을 여러 가지 도입하는 방안들을 검토를 했습니다. 서울시가 병원시설 94곳에 대해서 미생물학적 평가까지 다 실시를 했는데 이대로 개원을 해도 상관은 없겠다, 이렇게 얘기를 해서 어제 의료진에 대한 격리를 해제를 하고 오늘 부분폐쇄 조치를 해제하는 조치가 취해진 겁니다.

 

◇ 박재홍> 37일 만에 진료를 다시 시작한다. 삼성서울병원 개원한 이래 제일 힘든 시기였다고 봐도 되겠죠?

◆ 김성완> 맞습니다. 개원이 1994년도에 이루어졌거든요. 그 이후에 아마 이렇게 어려운 시기는 없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병원은 뭘 먹고 삽니까? 사실은 돈을 벌어야지 먹고 살 수 있겠지만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사는 거거든요. 병원에 가면 내 병을 고칠 수 있겠다, 이런 믿음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병원을 찾아가는 건데요. 메르스 사태 이후에 그런 믿음이 사실은 다 무너졌죠. 왜냐하면 병원에 가서 병을 고치고 온 게 아니라 병을 얻어가지고 온 셈이 됐으니까. 삼성서울이 초기에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하는 어떤 아쉬움들이 계속 남는 구석들이 많습니다. 초기에 환자가 들어왔을 때 좀더 적극적으로 치료하거나 의료진을 적극적으로 격리조치했더라면 아마 메르스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되지는 않았을 거 아니겠느냐, 이렇게 장기화하면서 결국은 국민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지 않았습니까? 그런 점에서 삼성서울병원은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삼성서울병원은 한국 의료계의 상징적인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존 의료계에 삼성서울병원이 생겨나면서 엄청나게 큰 충격을 줬거든요. 기업 스타일로 병원을 운영하기 시작하게 됐고요. 철저히 수익성을 중심으로 운영을 하면서 영리병원을 선도했다, 이런 오명을 받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측면들도 있습니다. 병원이라고 하는 곳이 사실은 굉장히 고압적인 곳이 많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손님으로 대하는 게 아니라 그냥 환자취급 이렇게 하면서.

◇ 박재홍> 진료시간도 짧고.

◆ 김성완> 맞아요. 그런 병원 분위기나 문화였는데, 삼성서울이 생기면서 서비스 개념이 도입이 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삼성서울이 기여한 측면들도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은데. 그런 병원이 이번 메르스 사태로 한꺼번에 추락을 했으니까 삼성서울 입장에서는 굉장히 아픈 시간이 되었을 수밖에 없겠죠.

◇ 박재홍> 하지만, 한 번의 실수는 병가의 상사다 이런 말도 있기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뭔가 바뀔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성완> 지금 하신 질문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싶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성공한 삼성이 과연 앞으로 얼마나 변화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하고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삼성이 합병을 진행하면서, 소액주주들을 이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업이었나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사실은 그동안에 소액주주들이 여러 가지 반발을 했을 때에도 오히려 주총장에 들어오는 것, 오히려 발언권을 막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했던 기업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면서 소액주주들한테 우리 합병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까지 했었습니다. 결국 그 바람대로 겨우 합병에 성공했거든요. 그랬던 삼성이 과연 앞으로 변할 수 있을까라고 하는 질문. 과연 제대로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솔직히 저도 대답을 잘 못하겠거든요. 그런데 그 질문하고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삼성서울이 메르스 사태 이후에 ‘얼마나 바뀔 수 있습니까?’라고 저한테 물어본다면 저도 똑같이 ‘글쎄요.’라고 답변할 수밖에 없을 것 같거든요. 이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제가 볼 때 딱 한 사람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게 누구인가요?

◆ 김성완> 바로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입니다. 지난 달 23일 삼성서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었잖아요. 그때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거든요. 그때 사과문을 다시 한 번 제가 상기시켜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메르스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병원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거든요. 거기에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병원쇄신위원회를 구성하겠습니다. 이번 사태의 발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위기관리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겠습니다.’ 이런 내용도 포함이 되어 있고요. 환자의 응급실 체류기간이 굉장히 길어지는 문제들도 많이 지적이 됐거든요. 이 부분도 ‘개선하겠습니다.’라고 발표했고요. ‘음압관리 병실을 보완하는 등 응급진료 프로세스의 전면적인 개혁도 추진하겠다.’ 이 부분도 이야기를 했고. ‘메르스를 포함한 감염질환에 대한 예방 그리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연구도 적극 지원하겠다.’ 이런 약속도 함께했습니다. 메르스 사태 종식이 거의 눈 앞에 왔잖아요. 그래서 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도 이제 해제가 된 상황인데요. 이제 이재용 부회장이 바로 그 약속을 지켜야 될 때가 오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건 앞으로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국민들이 딱 눈 뜨고 쳐다보기만 해도 금방 알 수 있는 건데요. 아마 이 약속들을 실천하게 되면 삼성서울이 바뀌는구나라고 하는 것들을 아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문재 시인이 쓴 '농담'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이번 문제와 관련해서 굉장히 시사적인 구절이 있어서 제가 시구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려면 종이 더 아파야 한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삼성이 신뢰를 얻으려면 지금 당장은 더 아파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에 결국 모든 것들이 달렸다, 이렇게도 볼 수 있는데요. 삼성물산하고 제일모직 합병 때 소액주주들한테 제발 도와주십시오라고 했던 그 심정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이재용 부회장이 앞으로 개혁한다면 아마 더 아플 일은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만약에 앞으로 그런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더 아파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앞으로 변화되는 모습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네요.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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