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총 '불꽃토론'…"불공정한 합병"vs"합병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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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비율 재조정하자는 의견도 다수 나와

삼성물산 주주총회 (사진=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건을 놓고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선 주주들의 '불꽃 토론'이 벌어졌다. 삼성그룹의 운명을 결정짓는 주주총회다웠다.

삼성물산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주주들과 '소액주주들의 재산권을 침해해선 안된다'는 주주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17일 오전 이른 아침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 5층 대회의실 주총장에는 주주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삼성물산 측은 주총장 600석이 모자라자 4층에 별도로 400석의 공간을 마련했다. 4층에 자리한 주주들은 생중계를 통해 주총을 지켜봤다.

주총 시간인 오전 9시가 되자 주주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등 주주명부 확인 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려 주총 시작은 지연됐다. 오전 9시 30분쯤이 돼서야 시작됐다.

의장을 맡은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물산이 직면한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지난 5월 2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오늘 임시 주총에서 최종 승인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뉴 삼성물산이 2020년 매출 6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삼성 대표 회사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빠른 합병으로 시너지 확보하는 것이 미래 도약을 위한 길이라 생각해달라"며 합병 승인을 부탁했다.

합병 건이 1호 의안으로 상정된 이후 주주들의 찬반 토론이 격렬하게 벌어졌다.

주주번호 1685번이라고 밝힌 주주 이모 씨는 "합병에 실패해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처럼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느냐, 삼성그룹 핵심 지주회사 '뉴 삼성물산'의 주주가 되어 미래의 희망을 잡겠냐"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집행부 원안대로 통과시켜달라"고 동의했다.

좌로부터 이종욱, 정규재.이영호 이사 (사진=삼성물산 제공)

 

다음 마이크는 엘리엇 주주 법률대리인인 넥서스 최영익 변호사가 잡았다.

최 변호사는 "모든 주주들에게 동등하게 공정한 거래로 합병이 진행돼야 한다"면서 "경영권 승계과정으로 이뤄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지지하지만 모든 주주들에게 공정하고 적절한 지배구조 기준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대다수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면서까지 특수 이해관계자 주주에게 불공정하게 우선권 혜택을 주는 게 옳으냐"면서 "승인이 집행되면 최소 7~8조 이상되는 순 자산가치가 삼성물산 주주들로부터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넘어가는 일이 초래된다"며 합병안에 반대했다.

소액주주 대리인 강동호 씨는 "약 만명의 삼성 직원이 직장에 전화하고 화장품 세트를 돌리고 상사로부터 찬성 위임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자유당 부정선거판보다 더하다"면서 "주주들 재산도 모자라 사생활 침해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씨는 "한치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경영진을 어떻게 믿느냐"면서 "재산은 다시 이루면 되지만 양심은 평생 간다. 이사님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첨예하게 엇갈리는 의견이 나올 때마다 박수와 야유, 고성이 교차했다.

소액 주주들은 기본적으로 삼성물산의 합병에는 찬성할 수 있지만 제일모직과의 합병 비율을 조정해야한다는 의견을 많이 냈다.

760주를 소유하고 있다는 한 주주는 "작년 12월 18일 제일모직이 주식을 공모할 때 공모 가격이 5만 4천원이고 그날 삼성물산 종가는 6만 2천원이었다"면서 "약 1.25로 우리가 더 많이 받아야 한다. 이번 합병에 대해 매우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제일모직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하는데 왜 0.35만 받느냐 억울하다"면서 "이병철 회장이 묘자리에서 아마 벌떡 일어날 일이다. 현 집행부가 굉장히 잘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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