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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품'에 안긴 국민연금…주총서 웃는 최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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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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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000830]의 단일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결국 삼성그룹의 손을 들어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치열한 위임장 대결(프락시 파이트)를 벌이는 삼성물산의 처지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어서 합병안 통과라는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엘리엇의 편에 설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과 소액 주주의 비중이 상당한 수준이어서 17일 주총장에서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의결권 행사 기준일인 지난달 11일을 기준으로 삼성물산의 기존 우호 지분은 삼성SDI(7.39%), 삼성화재(4.79%), 이건희 회장(1.41%) 등 계열사와 특수 관계인까지 합쳐 13.92%다.

여기에다가 '백기사'를 자청하고 나선 KCC의 지분 5.96%를 더하면 19.88%가 된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가세함으로써 확실한 합병 찬성 지분은 31.09%가 됐다. 국내 기관 투자가의 '맏형'격인 국민연금의 '결단'에 따라 연기금, 자산운용사, 은행, 보험사 등 나머지 국내 기관의 지분 11.05%도 찬성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보유 지분이 0.02%로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하나UBS자산운용이 이날 처음으로 거래소 공시를 통해 합병안 찬성 방침을 밝히며 '커밍 아웃'을 한 것은 삼성물산 측에 고무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다.

국내 기관 표까지 모두 모은다면 삼성물산 우호 지분은 42.14%가 된다.

주총 출석 지분을 70%로 가정할 때 삼성물산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소 47%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한다. 특별 결의 사항인 합병안이 통과하려면 주총 참석 지분의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다면 삼성물산이 외국인과 소액주주로부터 5%가량의 표를 더 긁어모으면 승산이 충분히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외국인 지분은 엘리엇의 7.12%를 제외하고도 26.41%나 된다. 삼성물산 우호지분과 국내 기관, 외국인에 포함되지 않는 기타 소액 주주의 지분도 24.33%로 상당히 많다.

다만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글래스 루이스, 한국기업구조지배원,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권고한 상황이어서 외국인 기관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반대표가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소액주주들 가운데 일부가 1대 0.35로 정해진 합병 비율에 불만을 품고 합병 반대 운동에 힘을 모으고 있는 점도 삼성물산에는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삼성물산과 엘리엇 양측은 주총일까지 우호 지분을 단 한 주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전력 투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물산 임직원들을 최근 서울은 물론 광주, 부산, 대구 등지까지 찾아가 소액주주들의 자택을 방문, 적극적으로 '한 표'를 호소하는 등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한 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찬성이 삼성물산에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 반대 주장을 하던 네덜란드 연기금 관계자를 직접 만나는 등 외국 기관 설득 노력도 고강도로 진행하고 있어 외국인 가운데 일부 표를 얻음으로써 결국 합병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한편 엘리엇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혼란스러운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주주들과 연금 수급자들이 영향을 받을 결정을 공식적으로 전문가 위원회를 통해 내릴 것을 기대한다"며 "삼성물산의 모든 주주들이 반대 표를 던짐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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