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그룹이 구단 운영권을 사들여 2부리그 클럽을 중국 최고의 축구팀으로 성장시킨 광저우 헝다의 사례는 제2, 제3의 사례를 이끄는 좋은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중국 축구의 세계화를 의미하는 ‘축구 굴기(堀起·일으켜 세움)’가 다시 한 번 ‘큰 손’의 위력을 뽐냈다. 이번에는 2015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다.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는 9일 올 시즌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는 외국인 선수 에두가 중국 프로축구 2부리그 허베이 화샤싱푸로 이적한다고 밝혔다.
하루 전 에닝요와 계약을 해지한 데 이어 이동국과 함께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는 에두의 이적은 전북에 상당한 충격이다. 에닝요는 기량 저하로 양측의 합의 끝에 계약이 해지된 반면, 에두는 거액의 이적료를 안기고 떠나는 이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에두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로 전북과 계약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허베이는 에두에게 현재 연봉의 최소 3배 이상을 제시했다. 2002년 자국리그에서 프로에 데뷔해 독일과 한국, 터키, 중국, 일본 등을 거쳐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 접어든 에두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거액이다.
더욱이 한국은 고액 연봉 선수에 약 40%의 세금을 징수하는 반면, 중국은 세금을 구단에서 직접 해결해 선수의 금전적 손해가 없다는 점도 에두가 중국행을 결심한 배경이다.
에두의 이적은 불과 2, 3일 사이에 제안부터 확정까지 모든 과정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허베이는 일반적으로 대리인을 통해 이적을 추진하는 방식 대신 직접 선수와 연락해 이적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에두의 이적을 이끌었다. 거액의 연봉 제안을 받은 에두는 곧바로 전북에 이적 의사를 전달했고, 거액의 이적료까지 받을 수 있는 만큼 ‘쩐의 전쟁’에서 압도당한 전북은 어쩔 수 없이 에두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두는 K리그 복귀 6개월 만에 자신은 물론, 소속팀에도 거액의 이적료를 안기며 중국 프로축구 2부리그 허베이 화샤싱푸로 이적한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2의 광저우 헝다' 꿈꾸는 허베이
중국 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경기하는 허베이가 K리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을 쏟아붓는 이유는 오직 하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진두지휘하는 축구 굴기’ 덕분이다. 특히 허베이는 2부리그 클럽에서 중국 최고의 클럽으로 성장한 광저우 헝다의 사례를 다시 한 번 재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허베이는 지난 2010년 중국 프로축구 3부리그에 창단해 2014년부터 2부리그에서 경기하고 있다. 2015년 1월에는 부동산개발업체인 화샤싱푸 그룹의 지원을 받아 구단 이름을 허베이 종지에서 허베이 화샤싱푸로 바꿨다.
화샤싱푸 그룹은 광저우 헝다를 운영하는 헝다 그룹 못지않은 부동산 재벌로 허베이를 1부리그로 승격시켜 3년 이내에 정상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1월에는 세르비아 출신 축구 지도자 라도미르 안티치 감독을 선임했다. 안티치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모두 이끌었던 베테랑 지도자로 자국 대표팀을 이끌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도 경험했다.
에두와 함께 활약할 외국인 선수들도 수준급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세르비아 미드필더 네나드 밀리야스, 폴란드 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윙어 미로슬라프 라도비치가 안티치 감독의 부름을 받고 허베이 유니폼을 입었다. 모로코 태생의 노르웨이 공격수 압둘라힘 라잡도 허베이에서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