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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 설자리 없는 '부익부 빈익빈' 극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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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000여 스크린 중 영화 한 편에 1000여개 배정…"관객 만날 길 없어"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규모 큰 영화 한 편이 전체 스크린의 절반가량을 가져가는 극장가의 고질적인 스크린 독과점 탓에 작은 영화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오는 9일 개봉 예정이던 영화 '학교반란'의 제작사 DY엔터테인먼트 측은 개봉을 이틀 남겨둔 지난 7일 "학교반란이 상영관 부족으로 부득이하게 개봉 지연됐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영화 학교반란은 대안학교 교장을 지낸 송동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실화 영화로, 공교육의 현실을 폭로한 작품이다.

DY엔터테인먼트 측은 "넘쳐나는 상업영화의 홍수 속에서 '경쟁력이 부족한 영화'라는 이유로 7일까지도 개봉관이 확정되지 않는 등 상영관 수가 현저히 부족해 관객들이 영화를 볼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며 "학교반란의 제작진은 이러한 극장의 상영과 편파 배정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2일 개봉한,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던 '마돈나' 역시 개봉 전 60여 개 스크린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작은 영화 차별' 논란을 불렀다.

당시 이 소식을 접하고 뿔 난 누리꾼들이 나선 까닭인지, 한때 마돈나의 예매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마돈나는 스크린 열세에도 불구하고 6일 현재 1만 125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의미 있는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돈나의 제작사 준필름 측은 "국내외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전국 스크린의 77%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63개 스크린만으로 일군 값진 결과여서 골목할 만하다"며 "최근 10만 관객을 넘긴 다양성영화 흥행작 '심야식당'이 개봉주 주말 180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2만 5000여 명의 관객수를 기록한 데 비견되는 고무적인 수치"라고 강조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스크린 수는 2281개. 이 가운데 3대 멀티플렉스인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보유한 스크린은 2098개로 전체의 92%에 달한다.

한정된 스크린이 각 영화에 대한 공정한 수요 예측에 따라 제대로 분배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는 1035개(상영횟수 5537회), '연평해전'에는 845개(4069회)의 스크린이 몰렸다. 단순 계산했을 때 단 두 편의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80% 이상을 가져간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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