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빙그레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끈 장종훈(왼쪽)과 이정훈. (자료사진=한화 이글스)
[90년대 문화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토토가'는 길거리에 다시 90년대 음악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90년대는 스포츠의 중흥기였습니다. 하이틴 잡지에 가수, 배우, 개그맨 등과 함께 스포츠 스타의 인기 순위가 실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90년대 스포츠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90년대 문화가 시작된 1990년 오늘로 돌아가보려 합니다.]최근 몇 년 동안 KBO 리그는 타고투저가 지배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삼성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두 번째로 팀 타율 3할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팀 타율 3할을 넘긴 팀도 1987년 삼성이었죠. 물론 지난해와 올해 두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과 유네스키 마야가 한 차례씩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기가 타격전 양상으로 진행됐습니다.
25년 전 오늘. 그러니까 1990년 7월5일에도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졌는데요. 바로 한 이닝 최다 안타 기록이 나온 날입니다.
빙그레와 롯데가 맞붙었는데요.
당시 빙그레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애칭을 가질 정도로 방망이가 매서웠습니다. 이정훈을 비롯해 이강돈, 장종훈, 고원부, 유승안, 강정길, 강석천 등 쉬어갈 틈이 없는 타선을 자랑했습니다. 덕분에 1988년과 1989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승팀은 통산 9번 우승에 빛나는 해태였습니다.
다시 경기로 돌아가면 빙그레가 5-2로 앞선 6회말 공격이었습니다. 빙그레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제대로 터졌습니다. 아웃카운트 3개가 올라가는 동안 무려 15명이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타자 일순을 넘어 타자 이순이 될 뻔 했죠.
그리고 안타가 정확히 11개 터졌습니다. 그 중 2개는 홈런이었습니다. 빙그레의 6회말 성적은 11안타, 10득점이었습니다. 한 이닝 최다 안타 신기록이었습니다. 종전 기록은 1988년 삼성이 태평양을 상대로 기록한 10개였습니다.
1990년 최다 안타 1위 이강돈. (자료사진=한화 이글스)
이 때 홈런을 기록한 두 타자는 이강돈과 장종훈이었는데요. 이강돈은 타격 1위, 최다안타 1위를 달리다가 결국 최다안타 타이틀을 챙겼습니다. 장종훈 역시 이 홈런으로 이만수를 제치고 홈런 1위로 올라선 뒤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이후 1991년, 1992년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죠. 이후 이승엽(2001~2003년), 박병호(2012~2014년)가 홈런왕 3연패를 일궈냈습니다. 박병호가 올해 홈런왕에 오르면 기록이 깨집니다.
어쨌든 빙그레가 세운 한 이닝 11안타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타이 기록은 여러 번 나왔습니다.
1994년 LG가 롯데를 상대로, 2003년과 2004년, 2005년에는 삼성이 각각 LG, 한화, KIA를 상대로 한 이닝 11안타를 때렸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2013년 KIA가 한화를 상대로 한 이닝에 11안타를 기록했습니다.
한 이닝 11안타. 타고투저 시대에도 쉽게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