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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 중 폭발로 협력업체 직원 사상'…왜 반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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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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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규정, 환경 열악한 하청, 안전에 눈감은 원청 등 복합 원인

 

울산의 공단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폭발사고 중 상당수는 '용접작업'이 원인일 때가 잦다. 또 사고 피해자는 협력업체 직원인 경우가 대다수다. 왜 이럴까.

중공업 분야에서는 용접작업이 필수적으로 동반된다.

화학제품 생산업체에서는 공장 설비 구축이나 정비 과정에서, 조선업체에서는 선박 구조물을 설치할 때 용접작업이 필요하다.

다만, 이런 업무는 각 기업체의 주요 공정은 아니다. 상시로 이뤄지거나 해당 기업의 핵심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더구나 인건비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기업 공장들은 용접을 수반하는 다양한 작업을 협력업체에 맡긴다.

문제는 용접으로 말미암은 잦은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들이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고가 잦은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용접작업과 관련한 안전 규정이 매 상황에 적용할 만큼 정교하지 않아 편의에 따라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3일 오전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내 폐수 저장조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는 저장조 내부에 차있는 가스가 새어 나와 외부 용접 불티와 접촉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한화케미칼 측은 "작업이 이뤄지는 저장조 외부의 인화성 가스 농도를 측정한 후 안전허가서를 발행했다"면서 "콘크리트 저장조로 밀폐된 내부는 측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내부 가스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없어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인화성 가스가 가득 찬 저장조 위에서 화기작업을 하면서 내부 가스 측정을 생략한 것은 결국 안전 불감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용접작업과 관련한 안전수칙을 명시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원칙론적인 내용이 주로 담겨 있을 뿐이다.

이를테면 '위험물이 있어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 또는 그 상부에서 불꽃을 발생할 우려가 있는 화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식이다.

'위험물'이나 '폭발·화재가 발생할 우려' 등 다소 포괄적이고 애매한 용어가 사용,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변명의 여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폐수 저장조를 위험시설로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용접작업을 하는 상황은 워낙 다양하고 특수하기 때문에 잘잘못을 가릴 수 있는, 딱 떨어진 기준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협력업체의 부실한 작업환경과 원청업체의 부실한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협력업체는 대다수가 경영이 열악하기 때문에 최소 인원으로 최단 기간에 공사를 끝내려 한다.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일정한 전문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이 감지되더라도 서둘러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작업기간 단축을 반대할 이유가 없는 원청업체도 작업 과정을 꼼꼼하게 감시하거나 간섭하지 않는다.

결국 구체적으로 갖춰지지 않은 규정, 하청업체의 열악한 작업환경, 사고 위험에 눈감은 원청업체의 도덕적 해이 등이 잦은 용접사고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울산에서는 2011년 선박블록 제조작업장 밀폐공간에서 용접작업으로 폭발이 발생해 협력업체 근로자 4명이 숨지는 등 용접작업에서 비롯된 잦은 폭발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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