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올해 KBO 리그에서 가장 핫(hot)한 선수를 꼽자면 단연 구자욱(22, 삼성)이다. 외야수와 1루수, 3루수를 오가면서 65경기 타율 3할1푼7리 홈런 9개를 기록 중이다. 올스타 팬투표에서는 1루수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래저래 관심을 모으는 선수다.
이처럼 뜨거운 선수지만,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신인이다. 그럼에도 류중일 감독이 계속 구자욱을 기용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멀티 능력. 3루수 출신인 구자욱은 외야수와 1루수로 주로 출전하다가 최근 3루수로 나서고 있다. 여러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덕분에 주축 선수들이 복귀해도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다.
류중일 감독도 "구자욱은 일단 멀티다. 3개 포지션에서 뛸 수 있어서 좋다. 아무래도 공백을 다 메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구자욱의 향후 포지션은 어디가 될까.
류중일 감독은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구자욱을 외야에 두고 있다. 3루수로 시작은 했지만,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1년 후 곧바로 상무에 입대했다. 포지션을 외야로 바꾼 것도 상무에서였다.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포지션 변경에 깜짝 놀랐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송구 때문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상무에서부터 외야를 봤는데 상무 감독도 뭐가 있으니까 포지션을 바꾸지 않았겠냐"면서 "코치를 10년 이상 했는데 공을 잡는 건 고쳐지는데 던지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 수비에서 송구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어느 방향으로 송구하느냐에 따라 오버로, 또는 사이드로 공을 던져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수들 같은 경우는 번트 수비 후 송구에 애를 먹는 경우도 많다. 물론 구자욱의 케이스와는 조금 다르지만, 100% 힘으로 던지지 않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