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버스 난폭운전? 18시간 근무에 치질, 방광염까지…"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배차시간 촉박해 종점 휴식없이 바로 출발
-간격 벌어지면 초조, 승객이 폭행까지…
-직업병 만연, 근골격계나 비뇨기과 질환 많아
-공공성 강화위해 버스사업 공영제 전환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헌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부지부장)

우리나라 버스의 과속 난폭운전, 굉장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교통안전관리공단에 따르면 시내버스 사고는 지난 2014년에 1024건이 발생하는 등 매년 1000건을 넘고 있죠. 오늘도 이 방송을 버스 안에서 듣고 계신 청취자분들도 많이 공감하실 텐데요. 그런데 버스 운전기사들은 이러한 과속운전이 빡빡한 배차간격을 맞추기 위해서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열악한 버스환경에는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인지 실제로 버스 운행을 했던 노조 측의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의 김헌수 부지부장을 연결합니다. 부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김헌수>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지금 노조에 계시지만 버스 운행도 직접 하신 거죠?

◆ 김헌수> 네. 경기도 부천지역에서 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셨군요. 그러니까 버스 운전기사분들의 마음을 더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이렇게 과속주행이 발생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짧은 배차간격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 김헌수> 정말 버스기사들이 운행하기에 촉박할 정도로 배차간격이 심각하게 짧죠. 심지어 출퇴근 시간에 한 타임 갔다 와서 쉬는 시간이 있어야 되는데 쉬지도 못하고 다시 운행을 하러 나가는 상황이거든요.

◇ 박재홍> 쉬시는 시간이 짧다는 말씀은 몇 분 정도 쉬고 다음 버스를 운행한다는 말씀인가요?

◆ 김헌수> 출퇴근 버스는 쉬는 시간이 따로 없고요. 곧바로 화장실 정도 해결하고 나가는 시간 정도밖에 안 되고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하루에 몇 시간정도 운전하시기에 이렇게 화장실밖에 못 갈 정도인가요?

◆ 김헌수> 저희 경기도 지역은 하루에 18시간 정도 일을 하고 있어요. 출퇴근시간까지 합치면 20시간 정도 회사에 있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 대부분 경기도 사업장들은 하루 쉬고 하루 일하는 격일제를 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그것도 모자라서 이틀, 삼일씩 연속으로 근무하는 회사들이 많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 18시간씩 버스운전을 하지만 그다음 날인 이틀, 삼일까지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는 건가요?

◆ 김헌수>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실제로 이렇게 배차시간 간격에 쫓기시는 거 아니에요? 특히 출퇴근 시간 같은 경우에 굉장히 바쁘게 돌아가는 건데요. 그러면 실제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과속운행을 하게 되는 건가요?

◆ 김헌수> 종점에 들어오면 쉬는 시간이 없다 보니까 신호위반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손님이 출퇴근 시간에 몰리는 시간이 있어요. 그 시간에 걸리면 그 차량은 뒤처지게 되는데. 그래서 5분 배차, 7분 배차를 한다고 하더라도 특정차가 출퇴근 시간에 걸리면 10분에서 20분, 심지어는 40분까지 벌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거든요.

◇ 박재홍> 차간 간격이 40분 정도 벌어진다? 그러면 계속 앞차랑 간격이 벌어지면 속 좀 타시겠어요. 어떠십니까?

◆ 김헌수> 앞차들 간격이 많이 늘어나면 초조해지죠. 왜냐하면 소비자들의 민원이 대단하거든요. 왜 이렇게 안 오냐. 심지어는 욕까지 하시는 손님들도 계시고. 어떨 때는 폭력도 당하는 경우가 있고요. 상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고 그렇습니다.

◇ 박재홍> '승객에게 욕먹겠구나' 이런 생각도 반사적으로 들겠네요.

◆ 김헌수> (쓴웃음) 그렇죠.

◇ 박재홍> 참 힘든 상황에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불가피하게 과속운전을 하는 경우에 한편으로는 어르신 분들이 힘들게 차에 타실 경우라든지 승객들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드실 때도 있으실 것 같아요.

◆ 김헌수> 저희가 죄송스러울 때가 있죠. 왜냐하면 대중교통이라는 게 편하고 안전하게 운행을 해야 하는 게 원칙이잖아요. 그런데 과속을 해서 위험성을 준다는 것 때문에 상당히 시민들한테 죄송한 마음이 있죠.

 

◇ 박재홍> 그래요. 그러면 굉장히 피곤하시기 때문에 안전운전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 김헌수> 저희가 하루 종일 운전을 하다 보면 밤에 상당히 피곤하거든요. 실제로 쉬는 시간이 없고 근무조건이 너무 힘들어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사고가 나도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까 봐 동료들한테나 회사에게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 박재홍> 사고가 나도 말을 안 한다고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헌수> 사고가 나도 내가 피곤해서 사고가 났다고 얘기하면 안 되는 걸로 스스로 생각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내가 부주의해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지, 피곤해서 사고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더라도 회사에 얘기할 수 없는 거죠.

◇ 박재홍> ‘열악한 노동조건 때문에 사고가 났다’라고 말하기보다는 ‘본인과실이다’라고 넘어간다는 말씀인가요?

◆ 김헌수> 네. 그렇죠.

◇ 박재홍> 이렇게 하루에 18시간동안 악조건에서 근무하시는 건데요. 실례지만 한 달에 임금은 얼마나 받으셨던 겁니까?

◆ 김헌수> 저희가 최저시급 기준과 거의 비슷하게 받고 있고요. 저희가 연장근로를 많이 해요. 그래서 그나마 한 200만원에서 250만원 사이를 받고 있습니다.

◇ 박재홍> 하루에 18시간 일해야지 한 달에 200만원 안팎으로 수입 보장이 되는 것이군요. 악조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는 버스운행하시면서 운전 오래하시는 분들은 여러 가지 직업병을 앓고 계시잖아요. 기사님들은 어떤 질환을 주로 겪으시나요?

◆ 김헌수> 우리 기사님들 직업병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하나는 근골격계 질환을 많이 앓고 있고요. 어깨, 허리 목 같은 곳이 상시적으로 아픈 거죠. 또 하나는 화장실을 제때로 가지 못하기 때문에 비뇨기과 질환이 있고요. 치질도 있을 것이고요. 그다음에 담석 같은 것도 있고 전립선에 관련해서 안 좋은 경우도 있고 그렇습니다. 방광에도 문제가 있고요.

◇ 박재홍> 네. 그러면 이러한 비뇨기과 관련 질환을 갖고 계시면서도 힘들게 그냥 운전을 계속 이어가시는 분들도 있겠네요.

◆ 김헌수> 네. 대부분 그렇습니다.

◇ 박재홍> 직접 버스 운행도 해 보셨잖아요. 그러면 운행을 하셨던 입장에서 해결책을 제시해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김헌수> 일단은 아시다시피 버스는 공공사업이지 않습니까? 공공성을 강화해야 되고 안전과 생명을 중시해야 되는데 지금은 버스사업자 이익을 위해서 모든 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민영제로 운영하기보다는 버스사업을 공영제로 전환을 해서 정부에서 혹은 지자체에서 버스공공사업에 맞게 책임 있게 사업을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버스의 공공성을 더 강화시켜야 하고 무엇보다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또 운전기사들의 근무환경이 개선이 시급해 보이네요.

◆ 김헌수> 그렇습니다.

◇ 박재홍>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헌수> 고맙습니다.

◇ 박재홍> 직접 버스운행을 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의 김헌수 부지부장이었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