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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김춘삼, 내 삶의 30년을 도둑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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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춘삼 (피해자)

한 40대 남성이 각종 범행을 저지를 때마다 '김춘삼'이라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30년간 김춘삼이란 이름의 행세를 했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진짜 김춘삼' 씨는 억울하게 전과자가 되고 길을 걷다가 난데없이 불심검문을 당하는 등 수모를 겪어왔다고 합니다. 명의 도용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어떻게 30년 동안 이런 일이 있었을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피해 당사자를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김춘삼 씨, 안녕하세요.

◆ 김춘삼>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맨 처음에, '뭔가 이상하다' 느끼셨던 때가 언제였나요?

◆ 김춘삼> 군에 있었을 때, 경찰서에서 제가 마약혐의로 잡혀있으니까 면회를 오라고, 집으로 부모님께 연락이 갔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군에 면회 오셔서, 저를 보시곤 '아니구나' 하고 넘어간 거죠.

◇ 박재홍> 군 생활을 성실하게 잘하고 계셨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마약혐의가 있다는 연락을 받으신거고요.

◆ 김춘삼> 그렇죠.

◇ 박재홍> 그게 몇 살 때였어요?

◆ 김춘삼> 1987년도, 1988년도쯤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20대 초반이었던 그때부터 악연이 시작된 건데요. 가장 최근에는 도박을 했으니까 벌금을 내라는 직결 심판 청구서가 날아왔다면서요?

◆ 김춘삼> 그렇죠. 일용노동자들끼리 모여서 훌라를 치는데 그 현장을 경찰이 덮쳐서 현장을 검거한 모양인데요.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주민등록번호를 부르라고 하니까, 그 사람이 제 주민등록번호를 부른 거죠. 그러니까 경찰이 조회를 해서 주소, 주민등록번호, 이름에 지장만 찍으라고 했다는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1987년도에 마약혐의가 있었고 또 최근에는 도박 혐의까지 받아서 조사를 받았던 거네요. 그 동안 또 어떤 일이 있었나요?

◆ 김춘삼> 대학교 3학년 때인가 집에서 누워서 자고 있는데 경찰들이 들이닥쳐서 대면도 하고요. 그러다 아니니까 다시 집에 돌아가기도 했고요. 대학생 때 캠핑 다니고 MT 다니고 그럴 때는 불심검문에 무조건 걸리는 거죠. 또 그 사람이 연체를 해놔서 제가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하고, 또, 뺑소니범으로 지목돼서 경찰이 집으로 들이닥쳤어요. 그러다 얼굴을 대조해 보니까 아니니까 또 되돌아가고요.

◇ 박재홍> 그러니까, 30년 가까이 그 가짜 김춘삼 씨는 자기가 아닌데, 선생님 주민등록번호를 계속 도용을 하면서 잡히면 그 주민번호를 얘기하고 그랬던 거군요.

◆ 김춘삼> 그렇죠, 경찰이 신분증 확인하고 본인하고 지문 대조를 했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 박재홍> 상식적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죠? 1987년도부터 계속해서 이런일이 있었던건데요.

◆ 김춘삼> 저도 그게 이해가 안 돼요. 문제는 경찰들한테 이런 일이 있다고 말을 해도, '피해자 본인이 알아서 처리를 해라, 자기들은 정부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따랐을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가짜 김춘삼씨가 경찰서에 잡혀가도 지문대조를 안 한 건가요? 그런 지적을 했을 때 경찰은 뭐라고 답변을 했습니까?

◆ 김춘삼> 하는 말이 뭐냐면 지문 10개를 찍었는데 저하고 8개가 똑같더래요.

◇ 박재홍> 손가락 8개가요?

◆ 김춘삼> 네, 그건 핑계인 것 같아요. 제가 확인을 못 하지만, 그럴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그 당시엔 저도 확인할 방법이 없었죠.

◇ 박재홍> 가짜 김춘삼 씨가 주민등록증을 들고 다녔다하더라도, 주민등록증의 얼굴이 본인 얼굴이 아닐 거 아닙니까?

◆ 김춘삼> 옛날에는 코팅된 주민등록증이었어요. 그 코팅을 뜯어서 자기 사진을 붙여가지고 다녔죠.

◇ 박재홍> 그러면 가짜 김춘삼은 어떤 사람인지 밝혀졌나요?

◆ 김춘삼> 네, 엊그저께 가서 직접 대면을 했어요. 제가 직접 하고 싶다고 해서요. 그랬더니 제가 어릴 때 살던 동네 바로 한 블럭 밑에 같이 살았던 친구예요, 제가 보니까요.

◇ 박재홍> 얼굴을 아는 분이었어요?

 



◆ 김춘삼> 네, 엄밀히 기억이 나는건 아닌데, 어릴 때 모습이 기억이 나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면 선생님 얼굴을 다 알면서 이름 도용하고 주민등록번호도 다 도용했던 거네요.

◆ 김춘삼> 그렇죠. 자기가 변명을 한 게 뭐냐면. 자기가 별명이 김춘삼이었는데, 제 주민등록증을 길거리에서 주웠는데 그게 우연히 김춘삼의 주민등록증이었다, 이렇게 진술을 했더라고요. 그게 말이 안 되는 소리죠.

◇ 박재홍> 그게 맞는 말인가요? 왜 그렇게까지 선생님한테 그랬을까요. 저 같으면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냐' 그렇게 물어봤을 것 같아요.

◆ 김춘삼> 자기 별명이 김춘삼이었고, 나한테 무슨 감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계획적이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동네에서 쉽게 말하면 우수한 학생으로 말썽 없이 공부만 하고 자랐던 학생이고 부산 법대를 다니고 있었으니까요. 제가 김춘삼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 저희 집에 들어와서 다른 건 안 가져가고 주민등록증하고 학생증만 가져간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니까 주민등록증을 길거리에서 잃어버린 게 아니고 도둑맞았단 말씀이시네요?

◆ 김춘삼> 저는 신분증을 잃어버린 적이 없습니다, 도둑맞은 적은 있어도요.

◇ 박재홍> 그래요. 그러면 지난 인생을 사시면서 여러 가지 피해 보신 것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취직을 한다거나 이럴 경우에요.

◆ 김춘삼> 최고 큰 피해라고 하면, 인생의 갈림길에 있어서 반대 방향으로 갔다고 할 수 있죠. 제가 가야 할 길이 아닌 다른 길로요. 취업 시험을 치고 합격통지서를 받고 3차 면접까지 다 봤는데 그다음에 연락이 안 온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아는 사람을 통해서 왜 그런 것인지 확인을 해 달라 했더니, 신용 조회를 하다가 문제가 좀 생긴것 같다고 말씀을 하더라고요.

◇ 박재홍> 전과 범죄경력이 조회돼서, 신원조회 부분에서 걸렸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는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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