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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스마트폰-카톡 끊은 여대생들에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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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SNS 없이 살기' 여대생 3명 일주일 체험기

하루에 얼마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나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10시간. 특히, 젊은 세대들은 잠자는 시간 외에는 스마트폰을 거의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4시간 중 최소 10시간은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한다는 대학 4학년 여대생들이 '스마트폰 없이 일주일 살기'에 도전했다. 그녀들의 좌충우돌 도전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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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아니라 피쳐폰을 사용했던 그때, 우리는 하루를 어떻게 보냈을까? 세 친구가 있었다. 바로 박규희(24, 성신여자대학교), 김예은(24, 성신여자대학교)과 송연비(24, 성신여자대학교).

한 친구는 하루종일 페이스북 새로고침을 누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다고 여기고 있었고 다른 친구는 자꾸 울리는 ‘카카오톡’ 알람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게 가장 불편하다고 했다. 자신이 ‘인스타그램’을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딱 일주일. 하루는 너무 짧고 한 달은 너무 길다. 세 친구는 일주일동안 스마트폰 없이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전화, 문자와 같은 핸드폰의 기본적인 기능은 사용해야 했다.

목표는 전화와 문자만 있던 시절로 돌아가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SNS, 버스 도착 알림, 지도와 같이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한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막상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같은 SNS 기능을 차단해놓고 보니 컴퓨터가 마음에 걸렸다. 컴퓨터로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경계가 얼마나 많이 허물어졌는지 실감했다.

SNS를 컴퓨터로 할 수 있으면 온종일 컴퓨터만 붙잡고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컴퓨터로도 접속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 첫날 : 이제 스마트폰은 비싼 시계일 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원래는 저녁도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연비는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규희는 집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멍하니 책상을 바라봤다. 이때 딱 밀려오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후회’.

항상 전화와 문자 대신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었는데. 카카오톡 알람이 오지 않으니 허전한 것이다. ‘내가 왜 친구들에게 이걸 해보자고 제안했을까!’

이제 스마트폰은 비싼 시계일 뿐이었다.

◇ 2일째 : 일찍 잠에서 깨다
예은이는 잠에서 깨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침대 위에서 폰을 확인하며 시간을 늑장 부리던 하루의 시작과 조금 다르다.

집을 나서기 전 날씨를 보려고 텔레비전 앞에 섰다. 날씨 예보는 나오지 않았다.

10분 정도를 허비하다가 부랴부랴 나왔다. 예은이는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늘 지하철 칸을 반 토막으로 나눴을 때, 22명 중 16명이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 3일째 : 싫어하는 수업도 저절로 집중
규희는 12시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부리나케 강의실로 들어갔다. 오늘따라 교수님이 오시지 않는구나. 규희는 집을 나서기 전 어제 하루 동안 너무 할 일이 없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래서 친구에게 빌린 기드 모파상의 <목걸이>를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교수님이 늦게 오는동안 할 일이 없어질 뻔 했는데 책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3시 수업은 연비가 제일 싫어하는 교수님의 수업이었다. 다른 수업시간에는 절대 딴짓을 하지 않지만, 이 시간만은 뒷자리에 앉아 몰래 스마트폰을 하곤 했다. 하지만 오늘 연비는 스마트폰이 없기에 강제로 수업에 집중해야 했다. 교수님과의 첫 눈 맞춤이 몹시 낯설었다.

◇ 4일째 : 알바생 단톡방 공지사항을 놓치다
수업이 끝나고 알바를 하러 간 예은이는 당황했다. 자신을 제외한 알바생들이 모임을 가지기로 약속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들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 약속은 알바생들끼리 모인 단체 카톡방에서 정해진 것이었는데 예은이만 그 카톡을 읽지 못한 것이었다.

규희는 같이 수업을 들은 친구들과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도 그 음식점의 위치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평소에 지도 어플을 자주 사용하던 규희는 자신이 위치를 찾겠노라며 호언장담 했지만 지도 어플은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다른 친구가 검색해서 음식점에 도착. 도착하자마자 친구들은 SNS를 확인했다. 규희는 그들이 일을 마치길 기다렸다.

 

◇ 5일째 : 카톡을 끊었더니 썸남이 작별을 고했다
예은이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하루 종일 카카오톡 대화를 주고받던 남자가 있었다. 그래서 카카오톡을 못하는 채로 일주일이 지난다면 그 후에 이 남자랑 어떤 관계가 되어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다 되기 전, 그와의 인연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전화도, 문자도 오지 않아 참다 참다 연락했다. ‘오빠, 요즘 바빠요?’ 오빠는 매우 바빴다. ‘…미안해. 앞으로 심심하면 카톡해.’

규희에겐 사귄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둘 다 전화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들의 대화수단은 카카오톡이었다. 전화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남겼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달라졌다. 처음엔 카카오톡도 안 오고 전화도 안 왔었다. 그런데 슬슬 아침에 눈 뜨자마자 또는 잠자기 전에 전화하는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 6일째 : 스마트폰이 없어져도 몰라
예은이는 깜짝 놀랐다. 자고 일어나보니 항상 옆에 있어야할 스마트폰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거실에 있었다. 거실에 있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하다니.

예은이는 자신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은 것에 익숙해짐을 느꼈다. 게다가 폰을 확인하는 빈도수도 많이 줄었다. 적어도 10분에 한번 씩은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이젠 시계조차 보지 않는다.

규희는 여태까지 자신이 주변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를 깨달았다. 평소에 친구들이 얘기하면 ‘뭐라고?’를 연발해 원성을 자주 샀던 그다. 대화하는 도중에 스마트폰으로 다른 사람과 또 다른 대화를 하곤 했기 때문이다.

 

◇ 마지막 날 : 스마트폰에서 해방되다
규희는 친척들과 함께 놀러 갔다. 미리 연락을 받지 못해 혼자 버스를 타고 갔다. 도착해서도 규희는 외로웠다. 친척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는 친척들에게 다가가서 한 판만 하게 해달라고 빌기도 했다. 나중엔 안 되겠다 싶었는지 자꾸 말을 걸었다. ‘몇 살이야?’, ‘재밌니?’, ‘누나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할래?’

연비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는 대신 팔찌를 만들었다. 세 개나 만들었다.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로 마음먹었다. 마음이 편해진 느낌이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스마트폰 없이 살기 일주일. 힘들 줄 알았는데 충분히 가능했다. 오히려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느낌이었다.

SNS를 끊었을 때 사람들과의 관계 단절을 걱정했지만 인간관계에 있어 스마트폰이 있고 없고는 걸림돌이 아니었다. 친한 사람들, 소식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연락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조금 외롭긴 했다. 스마트폰으로는 단체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터치 한번으로 호감을 나타낼 수 있다. 스마트폰은 같이 수업을 듣든, 국경 너머에 있든, 거리에 관계없이 사람들을 연결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현재 우리의 스마트폰 사용량은 너무 과도하다는 점이다. 연락이 왔을 때만, 정보가 필요할 때만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우린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고, 무의미한 정보를 찾아 헤맨다. 손끝 하나로 전해지는 가벼운 생각, 가벼운 궁금증들이 우리 생활을 너무 지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이켜 봐야 할 듯하다.

리얼 체험 일주일 후 우리는 규칙을 정했다.
1. 이동 중에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대중교통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
2. 집중해야 할 시간에는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3. 친구들과 만날 때는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당연한 약속을 지킴으로서 우리는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스마트폰을 확인하느라 파편화된 시간들을 한데로 모은다면 우리 삶은 지금보다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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