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3일에 걸쳐 끝을 맺었지만 야당이 황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고수하면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합의가 불발됐다.
여야는 12일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에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야당이 계속 반대할 경우 여당 단독으로 처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은 이를 위해 이미 여당측 인사청문위원들을 12일 오후에 모이도록 소집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난 다음날인 11일 여야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표결 일정을 두고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황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황 후보자 관련 일정에 대해서는 새정치연합에서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은 "최대한 설득을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12일 본회의 처리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여당의 단독 처리를 시사했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야당을 최대한 설득하겠다"면서도 "그게 안되면 그런 상황은 피하고 싶지만 단독으로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거부하면) 당연히 단독처리 해야 한다"면서 "인사청문회 자체가 황 후보자 대한 동의냐 부동의냐의 권한을 갖고 있는 곳이 아니다. (무조건적 거부는) 국회법이나 규정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몇차례 회동 끝에 여야는 이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12일 오전까지 야당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오후에 단독처리에 수순에 돌입하기로 하고 여당측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에게 2시 반까지 모이도록 소집해 둔 상태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장더장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 접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권성동 간사에게 내일 오전 야당측을 한번 더 설득해 보라고 했다"면서 "실패할 경우 정의화 의장을 설득하게 될 것"이라며 다음주 단독 인준안 처리를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유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주말동안 야당과 협의를 계속한 뒤 본회의 일정을 확정해 총리 임명동의안을 표결처리할 예정"이라며 "다음주 중 일체의 국외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다음주 단독처리를 목표로 소속 의원들에 대한 표 단속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으로서도 고민은 깊을 수 밖에 없다. 지난번 이완구 전 국무총리 인사청문 보고서도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여당 단독으로 처리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연속으로 단독 처리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존재한다.
또 꽉 막혀있었던 국회법 개정안 협상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로 숨통이 트여가는 상황에서 자칫 여야 관계를 경색시킬 수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메르스 사태 국면 등을 고려해 늦어도 다음주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을 처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은 "이번주 주말 민심의 동향, 또 대정부질문을 신임총리 체제에서 하는 것이 맞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음주에 다시 정무적 판단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