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 알 것 같아요' 지난 10일 각각 케이티, 넥센과 홈 경기에서 대역전패의 아픔을 맛본 롯데 이종운(왼쪽), KIA 김기태 감독.(자료사진=KIA 타이거즈)
6월 10일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는 거짓말 같은 대역전극이 두 경기나 나왔다. 든든한 붙박이 마무리가 있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 모두 희생양이 됐다.
최고 인기를 다투는 KIA와 롯데다. 모두 승리를 목전에 두고 허무하게 역전패를 안았다. 홈에서 당한 일격이라 그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이들 팀은 이날 패배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힘겨운 5강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10일 역전패의 악몽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가 큰 변수가 됐다.
▲KIA, 에이스 양현종-최고액 윤석민 내고도
먼저 악몽을 맛본 팀은 KIA였다. 이날 KIA는 홈에서 에이스 양현종이 등판해 승리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평균자책점(ERA) 1위 양현종은 1회 2점을 내주며 다소 흔들렸다. 그러나 이후 안정을 찾아 수비의 도움 속에 6⅔이닝 2실점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쳤다. 타선도 3회 1점, 6회 2점을 내면서 역전에 성공, 양현종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무엇보다 흐름을 가져왔다. KIA는 1-2로 뒤진 6회말 공격에서 상대 필승조 김대우를 상대로 역전에 성공했다. 브렛 필이 날린 행운의 안타까지 운도 따랐다. 7회 잘 던지던 양현종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 최대 위기도 불펜 김태영이 후속 타자를 내야 땅볼로 잡아내 넘겼다.
'현종아, 지못미' KIA 마무리 윤석민은 10일 넥센전에서는 블론세이브와 패배를 동시에 기록하는 아픔을 맛봤다.(자료사진=KIA)
김태영은 8회도 2사까지 잡아낸 뒤 마운드를 윤석민에게 넘겼다. 승리가 눈앞에 왔다. 윤석민은 최근 페이스가 좋았다. 6경기 연속 무실점에 4세이브를 거뒀다.
하지만 3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를 넘지 못했다. 윤석민은 박병호에게 통한의 동점 홈런을 맞고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절친한 후배 양현종의 시즌 7승째(2패)을 지켜주지 못했다. 윤석민은 9회도 박동원에게 결승타를 내주며 시즌 4패째를 안았다.
올해 KIA는 블론세이브에서 9개로 두산과 함께 공동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역대 최고액(4년 90억 원)의 윤석민이 뒷문을 책임지지만 ERA 4.40으로 불안감이 없지 않다. KIA가 5할 승률 언저리에서 헤매는 이유다.
▲롯데, 굴욕의 '6.10' 대역전패롯데의 충격은 더하다. 9회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굴욕적인 대역전패를 안았다. 더군다나 상대는 신생팀 케이티, 더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됐다.
롯데는 사직 홈에서 케이티를 상대로 8회까지 7-2로 앞섰다. 강민호가 홈런 2방을 몰아쳤고, 짐 아두치에 황재균까지 6회만 대포 3방이 터져 6득점, 완전히 승기를 가져왔다. 이때 스코어가 이미 7-1이었다.
하지만 케이티 타선은 달라졌다. 댄 블랙이 가세하면서 외국인 타자가 2명이 포진한 케이티는 지난 3월28일 롯데와 개막전에서 대역전패를 당했던 케이티가 아니었다. 8회 1점을 따라간 케이티는 9회만 무려 5점을 뽑아내 기어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또 시련이 오는 건가' 10일 케이티와 홈 경기에서 9회 4실점하며 대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롯데 마무리 심수창.(자료사진=롯데 자이언츠)
케이티 타선도 무서웠지만 사직 팬들로서는 롯데 불펜이 더 무서웠을 터였다. 9회 등판한 마무리 심수창이 아웃 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4실점하며 무너졌고, 한때 케이티 마무리였던 이성민이 끝내 9회 동점을 내줬다. 이성민은 연장 10회 블랙에게 결승 솔로포를 내줬고, 설상가상으로 나온 3루수 실책에 이어 박경수에게 쐐기 투런포까지 맞아 패전을 안았다.
롯데는 올해 초반 마무리 불안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초 마무리였던 김승회가 부진해 선발로 돌아섰다. 5월 심수창이 전격 소방수로 나서 5세이브를 거두며 안정을 찾는 듯싶었지만 이날 대역전패의 후유증을 씻기가 쉽지 않게 됐다.
올해 롯데는 블론세이브 7개로 KIA, 두산 다음이다. 그나마 두산은 3위를 달리고 있지만 롯데, KIA는 각각 7, 8위에 머물러 있다. 과연 '블론세이브 상위권' KIA와 롯데가 6월10일 대역전패의 아픔과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