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메르스의 여파로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메르스 불안이 확산되면서 지난주 소비와 관광, 문화, 여가 등 일부 서비스업이 메르스 발생 전과 비교할 때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세의 분기점이 되는 2분기에 메르스 악재가 터지면서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는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특단의 대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메르스로 소매판매, 中 관광객, 관람객 등 줄줄이 ↓↓기획재정부가 10일 공개한 '메르스 관련 경제동향과 대응방안'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달 첫째주와 둘째주 평균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매출액도 7.2% 줄어들었다. 지난주 카드승인액도 지난달 1~2주와 비교해 5.5% 감소했다.
또 메르스 발생 이후 중화권을 중심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모두 5만4천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한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2만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 1만1천명, 일본 3천명, 홍콩 1천4백여명 등이었다.
지난주 영화관람객 수는 지난해 6월 첫째주와 비교해 54.9%나 줄었고, 놀이공원입장도 60.4%, 프로야구 관중도 38.7%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물관과 미술관 관람객도 전년동기대비 각각 81.5%와 48.3%씩 줄어들었다.
열차이용객도 지난달에는 공급된 좌석수보다 38.9% 더 많았으나, 지난주에는 5.1% 더 많은 수준으로 위축됐고,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 탑승률도 둔화됐다. 아울러 음식점의 카드사용액이 지난달과 비교해 12.3% 감소하고, 외식업계의 평균 매출액은 36%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재부는 "지난 1주간 메르스로 인한 불안심리로 관광과 여가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일시적인 위축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메르스가 장기화되거나 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될 경우 소비 등 전체적인 흐름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 메르스 장기화되면 부정적 영향…정부 경기방어책 내놓나
메르스 불안이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붓기 시작한 셈이다. 올 2분기는 우리 경제가 회복기로 접어드는지 여부를 판가름 짓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인식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한중간에 터져나온 메르스 악재가 우리 경제에 던지는 충격은 단순한 수치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정부 경제팀도 경기 대응 방식을 놓고 고심에 들어갔다. 일단 당장에 메르스로 피해를 입은 관광, 여행, 숙박, 공연 등 관련 업종에 대해서는 자금지원과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의 조치가 시작됐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이달 말에 발표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경기부진을 방어하기 위한 대책들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경환 부총리는 이날 "불안심리 확산이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점검해 필요시 추가적인 경기보완방안 마련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대 초반으로 낮춰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여기에 메르스 충격이 더해지면 성장률 3%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가 재정부담을 무릅쓰고서라도 추가경정예산 편성 또는 수십조원 규모의 재정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