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올 들어 국내시장에 공급된 돼지고기 물량이 14%나 증가했지만 도·소매 가격은 오히려 폭등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에 비해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턱없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의 예상과 달리, 수입산 돼지고기가 공급조절을 통해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 돼지고기 수입물량 59% 증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월말까지 국내에 수입된 외국산 돼지고기는 모두 14만 8,30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9.1%나 증가했다.
부위별 수입물량은 가공용으로 주로 쓰이는 앞다리가 전체의 43.2%인 6만 4,017t으로 가장 많고, 삼겹살 5만 7,116t(38.5%), 목살 1만 5,899t(10.7%), 갈비 3,490t(2.4%) 등이다.
이에 따라, 4월까지 국내에 공급된 돼지고기는 국내산과 수입산을 합해 43만 3,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 증가했다.
삼겹살의 경우는 11만 4,000t이 공급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2% 늘어났다.
국내산 공급물량은 구제역 발생 등으로 2.4% 감소했지만, 수입물량이 워낙 많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공급량이 크게 늘어났다.
◇ 돼지고기 공급량 증가, 가격은 폭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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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돼지고기 수입이 급증한 것은 1㎏당 국내 수입가격이 지난해 4달러 중반 대에서 올해는 3달러 중반 대까지 20% 이상 폭락했기 때문이다.
또, FTA가 발효되면서 칠레산은 무관세로 국내에 수입되고 미국과 유럽산 돼지고기도 관세율이 10%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수입업자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처럼 저가에 수입된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전체 공급물량이 늘었다면 당연히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보여야 하지만, 오히려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돼지고기 1㎏당 평균 소매가격은 냉장 삼겹살이 2만 2,400원으로 1월의 1만 8,640원에 20%나 폭등했다.
◇ 돼지갈비의 비밀… 국내산 대접 받는 수입산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돼지고기 시장이 수요 공급 원칙에서 벗어나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소비가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저가에 수입된 외국산 돼지고기가 국내에서 턱없이 비싼 값에 팔리면서 돼지고기 시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돼지갈비의 경우 지난 3월 기준 칠레산 냉동육이 1㎏에 3,600원에 수입된 뒤 도매가격은 5,700원에 판매됐다. 국내산 냉동 돼지갈비의 도매가격인 6,492원과 비교해 88% 수준에 달한다.
또,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수입된 삼겹살 5만 7,116t 가운데 가장 많은 독일산(34.7%)의 경우 지난 3월 기준 1㎏당 4,600원에 수입돼 국내에서 도매가격으로 5,200원씩 출하됐다. 이는 국내산 냉동 삼겹살의 도매가격 9,608원과 비교해 54% 수준이다.
특히, 소비자 가격은 차이가 더욱 좁혀지고 있다. 수입산 냉동 삼겹살의 경우 지난해 1㎏당 평균 1만 200원에서 올해는 1만 1,230원으로 10.1%나 증가하며 국내산 냉동 삼겹살 1만 7,500원대의 65% 수준까지 접근했다.
◇ 수입산 돼지고기 매점매석 의혹… 당국은 '깜깜'정부는 그동안 FTA를 체결하면서 외국산 돼지고기가 들어오면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돼지고기를 사서 먹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돼지고기 수입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입산 돼지고기가 오히려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국내 돼지고기 수입물량이 쿼터로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수입업자 맘대로 수입하고 싶으면 하고, 원하지 않으면 안해도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수입한 물량을 시장에 방출하든 하지 않든 그것도 수입업자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