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방영 기록영화서 황급히 뒤로 빠지는 모습 포착김정은 앞에서 '졸아도' '앞서 걸어도' 숙청되는 현실 반영최근 숙청이 잇따르고 있는 북한의 엄격한 '군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7일 '김정은 인민군대 사업 현지지도 주체104(2015) 4-5'란 제목의 새로운 기록영화를 방영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간부들을 대동하고 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밀착 수행하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자신이 김정은 제1위원장보다 한 걸음가량 앞서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화들짝 놀랐다.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황급히 네걸음 가량을 걸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뒤로 몸을 빼는 모습이 그대로 포착됐다.
그동안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순서'가 간부들의 권력 서열을 가늠하는 척도가 돼왔다.
최고지도자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거나 중요 매체에서 먼저 호명된 인물, 사진이나 영상에서 앞줄에 선 인물일수록 핵심 직책을 맡고 있거나 맡게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고위 간부일지라도 최고지도자보다 앞서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와 같이 참가자들이 줄을 이뤄 걷는 행사에서는 최고지도자보다 앞서는 것이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실제 지난 2012년 당시 북한군 최고 실세였던 리영호 총참모장이 숙청된 것을 두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과 비슷한 줄에 섰기 때문이라는 외신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잡스러운 상황의 대규모 야외행사에서조차 서열 2위 인물이 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최근 연이은 숙청으로 인한 북한 사회의 경직성을 보여주는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