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차세대 전투기로 도입하기로 한 기종인 미 공군의 F-35A 전투기 화재 사고는 엔진 결함 때문에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공군 교육훈련사령부 사고조사위원회는 공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6월 23일 이륙 중 발생한 F-35A(라이트닝 II) 전투기 화재 사건은 '치명적인 엔진 결함'(catastrophic engine failure) 때문에 발생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년가량 정밀조사를 해온 위원회는 엔진 로터(회전날개) 부분이 부서져 조각들이 엔진의 팬케이스(fan case), 엔진실(engine bay), 내부 연료탱크, 유압 및 연료 라인을 거쳐 기체 상부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디펜스뉴스, 노스웨스트플로리다데일리뉴스, 에비에이션위크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흘러나온 연료와 유압유가 화재를 일으켜 사고기의 3분의 2가량을 손상시켰다. 이 사고에 따른 피해액은 5천만 달러(556억 원) 이상이라고 위원회는 추산했다.
당시 사고기는 남부 플로리다주에 주둔하는 미 공군 제33 전투비행단 예하 58 전투비행대대 소속으로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 중에 꼬리날개 부분에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가 나자 조종사는 이륙을 포기하고 비상탈출했으며, 지상 요원들이 긴급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그러나 이 사고로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모든 F-35기종의 비행이 일시 중단됐으며, 같은 해 열린 영국 판버러에어쇼에서 이 기종의 참가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 사고 직전에도 같은 기종에서 엔진 내부 연료 유동 관리밸브 고장 사고가 일어나 시험 비행이 일시 중단됐다
이에 따라 대당 1천억 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 불만을 느낀 미 의회 일각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의회 산하 회계감사원(GAO)은 지난 4월 27일 발표한 비행 실험 자료 보고서를 통해 프랫앤드휘트니가 생산하는 엔진의 신뢰성이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매우 낮고, 고가의 전투기인 F-35를 위한 개선 작업이 미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GAO는 보고서에서 F-35A 소프트웨어의 결함이 계속됨에 따라 엔진 설계를 변경하고 이미 생산된 전투기에 이런 변경사항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국방부의 조달 계획은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록히드 마틴으로부터 F-35 전투기 2천443대를 도입하는 데 3천911억 달러(약 420조 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F-35A기는 항속거리 2천222㎞, 최대속도 마하 1.6에 GAU-12/U 25㎜ 기관포, AIM-120(암람)·AIM-9(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AGM-88(HARM)·AGM-158(JASSM) 공대지 미사일, 합동정밀직격탄(JDAM), 합동원력공격무기(JSOW) 폭탄 등 8.16t의 무장탑재 능력을 갖췄다.
한편, 7조3418억원을 들여 2018∼2021년 연간 10대씩, 총 40대의 F-35A를 도입할 계획인 한국도 엔진 화재 사고와 관련해 록히드마틴 측과 여러 차례 협상과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해결 가능성을 확인해왔다.